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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가 되어 자연의 이치를 아는 것인지, 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부처가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큰스님과 수도승은 깨달음을 찾아 1박 2일이 여정을 떠나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얻은 감동은 바로 수려한 영상미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들이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그 감동은 정말 임팩트가 대단하다.
역시 국내 유수의 CF를 만들어 온 윤용진 감독의 작품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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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수도승은 천주교 신부님인 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뜻을 알기위해
부처를 한번 만나보고 싶다!!"며불가에 귀의한다. 이렇듯 감독은 종교의 형식적인 차이는
인정하되 사람들을 가르치는 교리는 서로 통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영화는 신문의 4컷 만화와 같은 형식으로 전개된다.
한가지 화두를 놓고 큰스님과 수도승의 대화가 끝나면 이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성경구절을 보여준다. 성서의 종류도 어찌나 많은지, 그 많은 성서를 어떻게 탐독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영화를 위한 감독의 노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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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에 대한 물음과 알 수 없는 답들이 이어지는 초반부에 비해 '4교시'가 넘어가고
수도승이 점점 깨달음의 시점에 가까워 질수록 영화에 빨려들고 있을때 즈음해서 갑자기
'할!'하는 소리가 들린다.
깨달음에 목말라 있던 젊은 수도승과 내가 같이 깨달은 것이다.
'할'이란 불교 선종에서 스승이 참선하는 사람을 질타하는 일종의 고함소리라고 하는데,
영화 속에서는 이 소리와 함께 수도승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 후 이어지는 큰스님과 수도승의 대화 내용은 정말 염화시중의 미소를 보는 것 같다.
부처님도 제자들과 이런식으로 대화를 했을까.....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그리고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 속에서 형과 재회하는 장면이 나오는 순간 모든 것이
완성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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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는 특히, 한 장면을 제법 긴 시간 동안 보여주는 컷이 많은데,
흡사 만다린 효과를 노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에서 딱 한가지 피사체가 움직이는데, 시선 뿐
아니라 정신도 집중이 돼 요가를 마친듯 기분이 상쾌해진다.
또한, 이 모든 장면들이 캐논DSLR 5D Mark2로 촬영됐다는 사실을 안 순간 다시한 번
머릿속에 쎈 바람이 훅~하고 불었다.
독립영화 마니아들을 넘어, '삶'이라는 것에 지친 모든 이들이 잠깐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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