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년간 연락이 두절된 친구의 편지가 도착했어요. 편지 올 사람이 없는데 이름을 보니 낯설지가 않았어요. 누구더라 갑자기 생각이 안났죠. 일단 뜯어서 첫구절을 보는 순간 기억이 났죠. 초등학교 단짝 이었는데...외국으로 온 가족이 이민을 가서 그 이후로 몇번 연락이 오다가 두절 되었죠. 편지 내용 속에 사과의 말이 들어 있었어요. 아주 오래전 일이라서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늦게나마 진심어린 속 마음을 알 수 있었죠. 어린시절 친구집에 놀러 갔었는데... 그때 고가의 도자기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넘어져서 깨졌는데... 자신의 아버지께서 아시면 엄청 혼난다고 제가 대신 깼다고 얘기하면 괜찮다고 했죠. 그때는 어린 마음에 그렇게 하기로 했죠. 고가의 물건이라서 변상해야 되는데.. 다행히 괜찮다고, 어디 다친곳은 없냐고 하셨죠. 친구대신 죄를 제가 뒤집어 썼죠. 친구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네요. 임종전에 솔직히 말씀드렸다네요. 자신이 잘못해서 도자기 깨뜨린 것이라고 아버지께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하셨다네요. 친구의 눈빛과 표정으로 눈치채셨다고요. 언젠가는 사실대로 얘기해 주길 기다렸다고... 이 글을 보는데... 제가 오히려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진작 말씀 드릴것을 저도 같이 친구 아버지를 속여서 죄송했지요. 친구의 편지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났어요. 친구가 얼마전에 한국에 완전히 돌아왔네요. 동창회에 수소문해서 주소를 알았다고했죠. 조만간 얼굴 한번 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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