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절에서 그것은 진달래 향기, 구수한 보리 내음새가 산 너머 남촌으로부터 봄바람에 실려 오는 것으로 그려졌고, 2절에서는 고운 빛깔의 남촌 하늘에서 호랑나비떼가 나는 모습이 상상되기도 하고, 종달새 노래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다고 노래한다.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대냐>에서 볼 수 있듯이 <남풍>은 남쪽애서 불어오는 바람이다.그렇다면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에서 <남으로 오네>는 <남에서 오네>또는 <남으로부터 오네>의 뜻이 된다. 대륙의 찬바람이 불어오는 북쪽을 피해 남으로 창을 내는 우리의 향토성을 배경으로, 시적 화자가 처한 춥고 비생명적인 상황을 극복해 줄 수 있는 삶의 비전을 담아낸 것이다. 파인의 문학에 있어서 봄은 생명(밀익는 오월이면/보리 내음새), 사랑(진달래 향기), 자유(종달새 노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산 너머 남촌에는>은 김동환의 낙원 의식을 가장 잘 나타낸 시로, 그의 <북청 물장수>나 <송화강 뱃노래>와 같이 대표작을 이루고 있다. 봄바람, 진달래 향기, 금잔디, 호랑나비, 종달새, 배나무 꽃 등 그 낙원을 이루는 여러 가지 소재가 고려속요의 전통을 이어서 내려오는 민요적인 가락가 융합되어 한 화음을 이루고 있는 것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요인이다. 더구나, <그리운 생각에/영에 오르니/구름에 가리어/아니 보이네/끊었다 이어오는/가는 노래는/바람을 타고서/고이 들리네'에 나타난 인간적인 절망과 희망의 불빛을 노래하면서 내일의 지평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오세영은 이에 대해서, <그의 시는 일제치하의 어두운 상황에서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시 전체를 일관하고 있는 정서는 항상 밝고 긍정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그것은 신념을 가지고 비극적 상황을 참고 견딜 때, 봄은 하나의 우주적 질서가 그러한 것처럼 언젠가는 기필코 오리라는 것을 그가 확신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이러한 동양철학적 세계인식이야말로 그의 긍정적 낙관주의를 이루는 기초가 된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