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들더께 늙고 병들어 늘 방안에만 붙어 있는 사람을 농으로 이르는 말.
본래 ‘구들’은 온돌로 된 방바닥을 말한다. ‘더께’는 몹시 찌든 물건에 앉은 거친 때를 말한다. 구들더께는 마치 구들 위에 내려앉은 찌든 때처럼, 오랫동안 나들이를 하지 못하고 방안에 누워 있는 사람을 한다. 부유한 사람들이야 병이 들면 시설 좋은 병원에 입원하여 의료 혜택을 받는다지만, 이즈막에도 빈곤한 사람들은 오랜 지병에 대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여 구들장 위에서 시난고난하며 생명이 꺼져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아무리 뛰어난 첨단 의료 기술 앞에서도 돈이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구들더께는 바로 빈곤과 질병이 결부했을 때 연출되는,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을 말한다.
-치매에 걸린 팔순 노모와, 파킨슨씨병으로 역시 운신을 못하는 형, 그리고 뇌성마미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조카... 구들더께만 득시글대는 집안이 그에게는 마치 무덤처럼 느껴졌을 법도 하다.
□따라지 키와 몸이 매우 작아 풍채가 보잘것없는 사람.
따라지는 단지 사람의 겉모습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키와 몸집이 작더라도 정신세계가 드높고 당당한 사람은 실제보다 훨씬 크게 보인다. 마음이나 몸이나 모두 왜소하여 볼품없는 사람을 일러 따라지라고 한다. 따라지는 원래 노름판에서 한 끗(좋지 않은 패)을 잡아, 일찌감치 돈을 따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처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화투판에서 3과 8을 잡으면 더해서 끗수가 가장 낮다. 당연히 투전을 포기하고 남의 패나 구경해야 한다. 이처럼 따분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가진 재산도 없고, 머리 속에 든 지식도 없으며, 게다가 생김새마저 비쩍 말라 볼품이 없으니 나를 일러 따라지 인생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오.
□민머리 정수리까지 벗어진 대머리
정수리까지 시원하게 벗어진 대머리를 옛말로는 민머리라 하였다. 그러나 사실상 이 말은 신체적인 대머리보다는 ‘벼슬하지 못한 사람(白頭)’들이 자조적으로 자신의 신세를 빗대어 쓰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한편, ‘여자의 쪽지지 않은 머리’도 민머리라고 하는데, ‘민-’이 접두어로 쓰일 때는 일반적으로 ‘꾸밈새나 덧붙어 딸린 것이 없음’을 뜻한다. 화장하지 않은 얼굴을 민낯이락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머리보다는 한결 어감이 부드러운 민머리라는 말로 바꾸어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밀고 당기며 실랑이를 하던 중 그의 머리를 덮고 있던 가발이 훌렁 날아가 버렸다. 그러자 이마는 말할 것도 없고 꼭뒤까지 훤히 벗겨진 민머리가 번질번질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