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제주 

오두창 

쪽빛바당 위에 떠있는 푸른 섬 하나
내어멍에 어멍이 물질하던곳
내아방에 아방이 쇠태우래 가던 새왓질
내 두릴적 도름박질 허던 고향이 아닌가?

검은흙 검은돌 빌레밭디 쇠비렁 밭을 멘들곡
여름날 나는 벹에 수느렁 검질메래가민
등어리 사이로 똠은 촬촬허곡 한숨소리에
눈물인지 세월인지 물빠진 갈증이는 좀쫌허다.

이어사 이어사 물질허는 소리
빗장심곡 태왁심은 숨비 소리에
해도 지곡 돌도 차곡
달구야 달구야 달구소리 들리면  

푸른 오름 너머로 조상의 그림자가 보이고
하르방에 하르방이 경허듯
내 아방에 아방이 경허듯
나 또한 해차기 나는 푸른 오름에 편히 쉬리라! 

[해설]

내고향 제주

오두창

쪽빛바다 위에 떠있는 푸른 섬 하나
내어머니에 어머니가 물질하던곳
내아버지에 아버지가 소끌고 가던 오솔길
내 어릴적 달리기 하던 고향이 아닌가?

검은흙 검은돌 돌밭에 소빌려 밭을 만들고
여름날 나는 땡볕에 품앗이 해서 김메러 가면
등줄기 사이로 땀은 촬촬하고 한숨소리에
눈물인지 세월인지 물빠진 갈증이는 말이없다. 

이어사 이어사 물질하는 소리
빗장심곡 태왁심은 숨비 소리에
해도 지곡 달도 차곡
달구야 달구야 달구소리 들리면

푸른 오름 너머로 조상의 그림자가 보이고
할아버지에 할아버지가 그러하듯
내 아버지에 아버지가 그러하듯
나 또한 햇살 비추는 푸른 오름에 편히 쉬리라!

상강 산 보리왓디

김광협

동지섣돌  모진추위
얼어그네  못살키여
보름코지  보리왓딘
상강덜이  과상했쩌
상강덜산  보리왓은
볼아줘사  혼덴헤라
오널만은  느네몬닥
밭더레덜  나사거라
버선신곡  초신신곡
몬닥몬닥  나사거라
발고슨덜  상관말라
손고슨덜  상과말라
굴멍죽지  아니허젠허민
발고슨덜  어떵허멍
손고슨덜  어떵허리
가마귀도  놀아왕근
조짝조짝  걸어가곡
우리들도  으상으상
보리왓을  볼아가네
상강덜산  보리왓은
볼아사만  호곡말곡 

[해설]

상강 산 보리왓디

김광협

동지섣달  모진추위
추위땜에  못살겠네
바람받이  보리밭엔
서릿발이  날이섰네
서릿발선  보리밭은
밟아줘야  한다더라
오늘만은  너희모두
밭으로들  나서거라
버선신고  짚신신고 
너희모두  나서거라 
발이언들  상관말고
손이언들  어쩌겠나
굶어죽지  않으려면 
발이언들  어찌하며
손이언들  어쩌겠니
까마귀도  날아와서 
조짝조짝  걸어가고
우리들도  으상으상 
보리왓을  밟아가자
서릿발선  보리밭을
밟아야만  하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