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찬물만 마셔도 체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럴경우 우리는 예민한 성격의 사람이거나, 기능성위장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고 단지 찬물만 마시고 체한다는 것은 사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죠. 고작 '물'만 마셨을 뿐인데 체하는 것이 우리가 과연 예민해서 혹은 위장장애가 있어서만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체한다는 의미는 음식을 먹을 때 위장의 운동기능이 급격하게 저하되어 위장에서 십이지장으로의 음식배출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체하게 되는 원인으로는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익지 않은 음식, 변질된 음식을 먹었을 때 우리의 소화기관이 소화를 시키지 못해 발생하게 됩니다. 침은 소화에 도움이 되는 요소로서 음식물의 분해, 소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죠. 이 떄문에 우리 입안의 침샘은 하루에 1L – 1.5L의 침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침과 함께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기관를 통한 긴 여정을 거치는데 입 >> 식도 >> 위 >> 소장 >> 대장 순으로의 이동을 하게 됩니다. 우리 몸이 소화하는 과정, 출처: 펀사이언스 |
소화가 시작되면 우리의 장기는 묵묵히 우리가 선택한 음식을 분해해 영양분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담당하지만 사실 이런 과정은 첨단 제조 공장 못지않은 공정처럼 작동하게 됩니다. 너무도 정밀하고 짜임새있게 돌아가다 보니 과도한 작업 즉, 많은 음식이 들어오거나, 나이가 들어 노후화가 오게 되면 소화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특히 소화시킬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가면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체증이며 사람에 따라서 체증의 강도와 빈도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렇게 첨단 제조 공장의 공정과 유사하게 돌아가는 우리의 장기는 몸 내부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우리의 피부의 경우는 온도,통증,압력을 느끼는 감각기가 아주 많이 분포되어 있어 뜨겁고 차가운 것에 잘 반응할 수 있는 반면 우리 몸의 장기는 대뇌가 컨트롤 하는 것이 아닌 연수의 미주신경을 통해 내장기능이 조절되며 감각기가 상대적으로 적게 분포되어 있어 작은 변화에 잘 반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즉, 차가운 물이 들어가도 우리 피부가 바로 '앗 차가워'라고 느끼고 반응하듯이 반응 할 수 없다는 것이죠. 우리 몸의 소화기관은 24시간 쉬지 않고 일을 하는데 이렇게 일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체온은 36.5도, 찬 물을 마시게 되면 체온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때 위는 원래의 온도로 복귀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됩니다. 우리가 찬물을 마시게 되면, 떨어진 온도를 복귀시키기 위해 소화기관이 운동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빼앗게 되는 것이고 이 때문에 소화기관이 운동을 제대로 못해 소화불량, 설사 등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찬물도 체한다'는 속담은 급하게 해서 좋을 것이 없다라는 표현이지만 이 속담에는 이런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