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가 절정에 달한 5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묘적사 계곡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직장인 이 모(28)씨는 주말을 맞아 워터파크를 찾았다. 파도 풀에서 넘실거리며 더위를 식히다 보니 한 주간 쌓인 스트레스도 싹 날아가는 기분이다. 물놀이 후 샤워를 마친 이 씨는 탈의실에 비치된 면봉으로 귀를 팠다. 이틀 후 이 씨는 자꾸 귀가 신경 쓰인다. 수영할 때만 해도 멀쩡하던 귀가 간지럽고 쑤시기 때문이다.
이 씨처럼 물놀이 후 무심코 귀를 팠다가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에 세균이나 곰팡이 등이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급성 외이도염이 원인이다. 영어로는 '스위머스 이어(Swimmer's Ear)'라고 할 정도로 수영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생기는 질환이다.
급성 외이도염에 걸리면 처음에는 습진처럼 가렵다가 귀 주변에 붉은 빛이 돈다. 심할 경우 귓속에서 화농성 분비물이 나오고 입을 벌릴 때마다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귀에 물들어가면 면봉 대신 헤어 드라이어 특히 이 씨처럼 수영장을 다녀온 후 면봉으로 물기를 제거하는 행동은 금물이다. 귀 안에 물이 들어간 상태에선 미세한 자극에도 감염이 일어나기 쉽다. 대신 헤어 드라이어를 이용해 귓속 물기를 가볍게 말려주는 게 좋다.
급성 외이도염에 걸렸을 경우 진통 소염제로 치료하거나 항생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외이도 내 이물질을 제거한 후 항생제 연고나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주고 하루 2~3번 스테로이드 성분 등을 포함한 외이도 점액도 넣어준다.
급성 외이도염이 만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되면 외이도에서 액체 분비물이 계속 나온다. 이 경우 식초를 생리식염수와 혼합해 외이도를 세척하는 '식초 요법'이 효과적이다.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여름철엔 과도한 귀지 제거를 삼가야 한다"면서 "외이도에 있는 귀지는 외부 세균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하는 만큼 귀지 제거는 피부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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