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7)이 소속 팀 토트넘으로 복귀한 뒤 엄청난 '월드클래스급' 활약을 펼쳤다. 벤투 대표팀 감독의 고심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 원정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앞서 조지아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던 한국은 1승 1무로 9월 A매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원정에서 값진 승점 3점을 따냈지만 속이 뻥 뚫리는 경기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손흥민이 대표팀만 오면 소속팀에서 선보이는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랬던 손흥민이 이번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소속 팀 복귀 후 치른 첫 경기서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간) 오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2019~20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장, 시즌 1,2호골을 터트리며 팀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2골 모두 주워 먹은 골이 아니라 완벽한 손흥민의 클래스가 빛난 골이었다. 전반 11분 첫 골 장면에서는 롱 패스를 부드럽게 골반으로 받아내는 트래핑과 이어진 드리블, 그리고 방향 전환에 이은 마무리 슈팅이 모두 빛났다. 이어 손흥민은 전반 23분 추가골을 넣었다. 오른쪽에서 길게 넘어온 크로스를 간결한 왼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시즌 2호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발에 맞은 공은 가까운 쪽 포스트를 향한 뒤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이날 손흥민은 4골에 모두 관여하는 활약을 펼친 채 4-0 완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이런 엄청난 활약을 보면서 벤투호의 고민도 또 깊어질 전망이다. 벤투호는 오는 10월 10일 홈에서 스리랑카와 2차 예선 2차전을 화성에서 치른 뒤 15일에는 평양으로 건너가 북한을 상대한다. 쉽지만 않은 평양 원정에서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건 역시 에이스 손흥민의 활약이다. 손흥민은 지난 3월 콜롬비아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벤투호 체제에서 터진 첫 골이자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이후 9경기 만에 나온 A매치 골이었다. 하지만 이후 4차례 A매치에서 손흥민은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번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는 황의조와 함께 최전방 투 스트라이커로 배치됐으나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하프 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수비까지 가담하는 등 많은 부담을 떠안는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과는 분명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은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소속 팀으로 복귀하자마자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이후 토트넘으로 복귀하자마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물론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처한 상황과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처한 상황은 각각 다르다. 손흥민은 과거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속 팀에서 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하면서 "대표팀은 좀 많이 부담이 된다. 대표팀이라는 게 되게 명예로운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 자리다. 그래서 더 그런 것 같다. 제가 좀 더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그렇게 느껴진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은 바 있다. 또 토트넘과 대표팀의 멤버 구성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클래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이 대표팀만 오면 침묵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기엔 아쉬운 게 사실이다. 과연 벤투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최고의 'SON 활용법'을 발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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