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래전 핸드폰을 두 개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원래부터 사용하던 것이고
또 하나는 오랜 지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이
사용하시던 것을 차마 정리하지 못하고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한 달쯤 지났는데
어머님의 핸드폰에 문자 메시지가 전송되어
오는 것이었습니다.
‘김 여사. 저녁에 동태탕 같이 먹을까?’
‘오늘은 유난히 날씨가 춥다고 하니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문자를 보낸 사람은 바로 아버님이었습니다.
아버님은 돌아가신 어머님에게 평소처럼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저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어머님의 장례식 내내, 아버님은 슬퍼하는 모습보다
오히려 저에게 너무도 차분하게 행동하셨습니다.
아버님의 그런 행동이 저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안심했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은 슬픔을 아들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자신의 가슴 깊이 숨겨 놓으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슬픔으로 힘들 때면 어머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늦은 저녁 어머님 핸드폰으로 온
아버님의 문자에 저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오늘도 당신이 없는 집에 혼자 들어오는 게
너무도 외롭고 힘든 하루가 되어 버렸구려.
당신 많이 그립고, 사랑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