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가마솥에서 푹 끓여낸 곰탕은 뼈와 살이 시간과 함께 녹아 내려 뽀얀 국물로 재창조된 맛이다. 곰탕은 설렁탕과 함께 한식 중 국물 요리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쇠뼈의 시원한 맛과 한우 고기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동시에 지닌 곰탕은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기력을 돋우는 데 최고로 꼽힌다.
소 한 마리를 125부위로 나눠 먹는 섬세한 입맛
곰탕은 여러 부위의 고기를 한데 모아서 끓일수록 맛이 있다. 각각의 부위마다 달라지는 미묘한 맛의 특징이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쇠고기의 부위를 세분화하여 먹는 능력에서 우리가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앞선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소 부위별 살을 아프리카 보디 족은 40부위, 영국인은 25부위 정도로 구분하는 반면 우리는 125부위 정도로 세밀히 구분할 만큼 탁월한 미각을 가지고 있다.
걸랑, 고거리, 고들개, 곤자소니, 꾸리, 다대, 달기살, 대접살, 도래목정, 둥덩이, 떡심, 만하바탕, 만화, 멱미레, 발채, 새창, 서대, 서푼목정, 설낏, 설밑, 수구레, 홀떼기, 이보구니 등이 소의 대표적인 부위별 살 이름. 이보구니는 소 잇몸살, 수구레는 쇠가죽안에 붙어있는 아교질을 일컫는다.
푹 고아서 곰탕
곰탕이란 고기를 맹물에 넣고 끓인 국이라는 의미의 공탕(空湯)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고기를 푹 곤 국이라는 의미의 곰국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시의전서』에는 '고음(膏飮)은 소의 다리뼈, 사태, 도가니, 홀떼기, 꼬리, 양, 곤지소니, 전복, 해삼을 큰 그릇에 물을 많이 붓고 약한 불로 푹 고아 맛이 진하고 국물이 뽀얗다'라고 오늘날의 곰탕을 설명하고 있다.
곰탕의 '곰'은 원래 고기나 생선을 천천히 푹 삶은 국을 뜻하는데 '고다'의 '고'는 기름지다는 뜻이라고 한다. '고음'은 기름진 음식이고 그 말이 줄어서 '곰'인데 여기에 국이라는 글자를 붙이면 곰국, 탕이라는 글자를 붙이면 곰탕이 되는 것이다.
젊음의 꼬리를 잡는 음식, 곰탕
고기를 진하게 푹 고아서 끓인 국물은 영양성분이 국물에 우러나 훌륭한 영양식일뿐만 아니라 노화방지와 피로회복, 빈혈예방에도 좋은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