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위에 달린 회전 날개(로터, rotor)를 돌려서 양력을 얻어 수직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 항공기를 헬리콥터(helicopter)라고 한다. 헬리콥터는 활주로 없이 어떠한 곳에서나 지면에서 직접 수직으로 날아오르거나 지면에 내릴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활주로가 없는 곳이나 건물의 옥상, 선박 등과 같은 좁은 공간에서 유용하다.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지만 뒤로 날아갈 수도 있고, 공중의 한곳에 정지해 있을 수도 있다. 한때 경상도에서는 잠자리비행기 또는 철기 비행기라고 불렀다.

헬리콥터에 대한 발상은 1490년경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 처음 나타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전에 중국인이나 르네상스 시기의 유럽인들이 수직 상승하여 하늘을 나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900년 이전에는 헬리콥터가 별로 빛을 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자체의 무게와 화물을 수직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종사가 탑승하여 이륙한 것은 20세기 들어서이다. 1907년 프랑스의 폴 코르뉴(Paul Cornu, 1881~1944)는 약 2m 높이의 공중에 떠서 20초간 정지하는 데 성공하였다. 1930년대에 와서야 프랑스와 독일에서 제대로 된 수직 이륙 및 전진 비행이 가능한 시험용 헬리콥터가 제작되었다.

비행이 가능한 헬리콥터가 최초로 성공한 것은 1937년 하인리히 포케(Heinrich Focke, 1890~1979)가 개발한 포게울프(Forcke-Wulf)기였다.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이골 시콜스키(Igor Sikorsky, 1889~1972)는 1939년에 단식 로터에 꼬리회전익을 갖춘 오늘날의 헬리콥터와 비슷한 모양의 VS-300을 개발하여 첫 비행을 하였다. 일단 헬리콥터 디자인의 기본 원칙이 정해지자 대서양 양안의 유럽과 미국에서 급속도로 발전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헬리콥터 상상도

헬리콥터는 주로 군용으로 많이 쓰이는데, 영국령이었던 말레이시아에서 대 게릴라전에 사용되었고 한국전쟁에서도 사용되었으나 본격적으로 운용된 것은 베트남전에서부터였다. 평시에는 인명 구조, 통신 연락, 화물 운반, 해상 교량 공사, 사진 촬영, 농약 살포, 산불 진압 등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일반적인 항공기와는 다른 비행 특성을 갖는 헬리콥터는 수직 이륙, 수직 착륙, 공중 정지(호버링, hovering) 및 전후좌우로의 기동 능력이 뛰어나 군대에서 지휘 연락, 무기 및 환자 수송, 적의 잠수함 수색과 공격 등에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다.

2009년에는 막힌 도로를 피해 하늘을 날아 출퇴근할 수 있는 헬리콥터(Mini Helicopter)가 출시됐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마틴에어크래프트사가 1인이 간단히 착용(탑승)할 수 있는 소형 헬리콥터 ‘마틴 제트팩’을 선보였는데 이 헬리콥터는 시속 64마일(약 103㎞/h)로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독일의 산업디자이너 다니엘 코키바가 모기를 본떠 만든 1인용 헬리콥터의 디자인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멕시코의 TAM 항공사도 배낭처럼 등에 멜 수 있는 초소형 1인용 헬리콥터를 발명했다고 한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는 지금 1인용 헬리콥터의 개발이 한창이며 항공기 전시회에도 많이 출품되고 있다. 항공국의 이륙 허가를 받아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 1인용 헬리콥터가 대량 생산될 날도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