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 사진 한장이 제출됐다. 검찰과 정씨 변호인 측은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가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국제학술대회(세미나)’에 참여했느냐를 두고 다투고 있다.

조 전 장관 측은 지난해 10월 이 세미나에 딸 조씨가 참석했었다며 당시 현장을 찍은 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한 젊은 여성이 조씨라고 지목했다. 그러나 조씨와 함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를 받은 단국대 장영표 교수의 아들 장모씨는 검찰 조사에서 “동영상 속 여성은 한영외고 교복도 입지 않았다”며 “조씨가 아니다”고 진술했다. 동영상 속 여성이 조씨인지 가리기 위한 인물 동일성 감정을 위해 이날 변호인 측에서 조씨 사진을 제출한 것이다.

그런데 변호인 측이 제출한 사진 중엔 조씨가 염색한 친구들과 모여 술을 마시는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촬영 연도는 2007년으로 조씨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시기다. 조씨가 고1 때부터 일탈을 했던 것이 아니라면, 촬영 시기 등이 잘못됐다는 의심이 들만한 사진이었다. 재판부는 “염색한 친구들도 있고, 소주를 마시고 있는데 촬영 연도가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재차 “엄마는 아시겠죠”라며 “연도가 잘못됐으면 수정해서 보내달라”고 했다.

이날 정씨 측이 제출한 동양대 표창장 원본 사진 파일에 대해서도 재판부의 질타가 이어졌다. 정씨 측은 표창장 원본을 제출하지 않고, 원본 사진 파일만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 사진 파일은 변호인 측에서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진 파일 생성 계기가 있을 것 아니냐”며 “그것을 누가 찍고 전달했는지가 나와야 하는데, 피고인 측이 아니면 다른 사람은 그런 행위를 할 일이 없다”고 했다. 정씨 측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원본 사진 파일을 제출했지만, 사진의 생성 일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속성 정보가 담기지 않아 논란이 됐다. 검찰은 이를 누군가 고의적으로 삭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지난해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 사진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당시 이 사진을 검찰이 흘렸다는 뉘앙스로 발언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이 사본만 가진 것으로 밝혀지자 “검찰이나 조 전 장관 측으로부터 입수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김아사 기자 asakim@chosun.com]

 까도 까도 끝이 없네요. 안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