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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정답을 찾으셨나요?
다섯 개 보기 모두
널리 쓰이는 표현이기 때문에
전부 다 맞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요.
위의 보기 중 올바른 표기법은
'제2형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코로나 바이러스`뿐입니다.
1,2,4,5번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질병, 바이러스 이름에
사용해선 안 되는 단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죠.
최근 과학계에서는 바이러스 명명법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체계적인 명명법이 없으면 바이러스 연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계에서 통용되는 바이러스 이름은
`국제바이러스분류학위원회(ICTV)`가 정합니다.
주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제안한 것을 바탕으로 형태학(크기·모양), 화학적 구조,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방법 등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외에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바이러스가 발견된 '장소'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는 '동물'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질병'에 기초해 이름을 짓는 것입니다.
치사율이 최대 90%에 달하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콩고민주공화국을 흐르는 에볼라강(江)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단체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 바이러스' 또한 미국 오하이오주 노워크라는 지명에서 유래했는데요. 노워크의 줄인 말이 노로(Noro)였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형 출혈열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한탄강 유역에서 잡은 쥐에서 분리돼 '한타 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죠.
이외에도 우간다 웨스트 나일 지역에서 발견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뉴욕주 콕삭키에서 발견된 콕삭키 바이러스, 독일 지명에서 유래한 마르부르그 바이러스 등은 지명을 따서 지어진 바이러스 이름입니다.
단체나 사람 이름을 딴 바이러스도 있습니다. 1970년대 미국 참전용사가 참여한 필라델피아 행사장에서 발병한 바이러스는 '재향군인회(lesionnel)'의 이름을 따 레이오넬라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이외에도 돼지독감(신종플루), 조류독감, 원숭이 두창, 말(馬) 뇌염, 마비성패류중독 등은 특정 동물의 종(種)에서 유래한 바이러스 이름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명이나 인명을 따서
질병, 바이러스 이름을 짓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WHO는 앞서 소개한 ICTV와 공조해
신종 바이러스의 이름을 결정하죠.
WHO는 지난 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병보고가 이뤄진 신종 바이러스 `2019nCoV`가 일으키는 질병명을 코로나19(COVID-19)로 결정해 발표했습니다.
2015년 5월 새로운 인체 감염병 명명법을 공개한 WHO는 "과학자, 당국, 언론 등이 모범 사례를 따를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며 "이는 무역, 여행, 관광, 동물복지 등에 미칠 불필요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15년 WHO가 발표한 새로운 인체감염병 명칭 지정 모범사례.
WHO는 △도시·국가·지역·대륙 등 지명 △사람 이름 △특정 동물의 종이나 음식 △문화·인구·산업이나 직업 관련 용어 △지나친 공포를 부추기는 용어 등은 사용해선 안 된다고 제시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WHO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스페인독감, 라임병, 일본뇌염,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레지오넬라 등을 잘못된 사례로 들었습니다.
일각에서 코로나19를 지칭하는 '우한 폐렴', '중국 폐렴' 또한, WHO의 기준대로라면 잘못된 표현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ICTV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를 일으킨 `신종 바이러스`의 이름을 결정한 과정.
WHO는 지난 1월 신종 폐렴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것을 확인한 뒤 이 바이러스를 `2019-nCoV`로 명명했습니다.
ICTV는 이 바이러스가 2003년 중중호흡기 증후군(SARS)을 일으킨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에 기반해 2월 이 바이러스를 `SARS-CoV-2(제2형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름 붙였죠.
현재 바이러스 이름(영문)을 정하는 조건은
이탤릭체(첫 단어는 대문자),
너무 모호하지 않으면서
가능한 적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ICTV가 오는 10월 `혼란스러운` 바이러스 명명법을 개정해 새로운 분류 및 명명 체계를 세우기 위한 회의를 제안했다고 전했는데요.
ICTV는 바이러스 이름의 첫 번째 단어는 속(-virus로 끝나는)으로, 몇 가지 공통적인 특성을 공유하는 종의 그룹으로 정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두 번째 단어는 △호모 사피엔스처럼 항상 라틴어 용어를 사용할 것 △숫자 혹은 문자만 사용할 것 △어떤 단어의 조합도 허용하자는 것입니다.
ICTV의 새로운 명명법을 따른다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알파 코로나 바이러스 1` 등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과연 바이러스의 이름이 바뀔까요?
오는 10월 과학자들의 결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의 기사
`코로나19` 바이러스 이름이 바뀐다면 뭐라고 불러야 할까?를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이영욱 기자 / 신소정 인턴기자]
굳이 왜 바이러스 이름을 바꾸려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