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영 아파트 전경. / 사진=이소은 기자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전세값 뿐 아니라 월세가격도 뛰고 있다. 전월세상한제에 따라 임대료를 직전 임대료의 5% 넘게 못 올리게 되자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바꾼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린 여파다.

한국감정원은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 9월(8월 11일~9월 14일) 서울 주택가격이 전월보다 0.27% 상승했다고 5일 밝혔다. 8월 상승률 0.42% 대비로는 절반 가까이 상승폭이 축소됐다. 수도권도 같은 기간 0.52%에서 0.43%로 진정세를 보였다.

7·10 부동산 대책과 8·4 공급대책 영향에다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가 겹치면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은 월간 상승률이 0.16%,를 기록했고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0.13%, 0.11% 올랐으나 보유세 부담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줄면서 상승폭은 축소됐다. 강북도 동대문구 0.42%, 성북구 0.36% 등 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했으나 전체적으론 관망세가 짙어졌다.

지방 주요 지역 중 세종은 월간 3.83%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다.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반영됐다. 대전도 혁신도시 개발호재 영향으로 1.19% 상승했다.

임대차3법이 지난 7월과 8월초 국회를 통과한 이후 임대차 시장은 불안하다. 전셋값은 서울 기준으로 지난달 0.41% 올랐다. 전달 상승률 0.43% 대비로는 소폭 축소됐다. 수도권은 0.54%에서 0.65%로 상승폭이 더 벌어졌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에다 거주요건 강화, 가을이사철까지 겹치면서 전세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는 각각 0.59%, 0.56%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은 5.69% 급등했다. 

전셋값 급등 여파로 월세도 뛰고 있다. 서울 월세가격 상승률은 0.10%로 전월 0.09% 대비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월세가격 상승률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0.03%에 그쳤다. 약 3개월 새 3배 가량 뛴 셈으로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월세의 특성을 감안할 때 상승폭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도 0.13%에서 0.17%로 상승폭이 더 벌어졌다.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도 0.13%로 전월 0.10% 대비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지방 월세도 뛴다. 세종은 1.08% 급등했고 울산은 0.43% 오름세를 기록했다.

감정원 월세가격은 순수 전세를 제외한 반전세와 순수 월세 등을 포함한 통계다. 임대차2법 통과 이후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는데다 전세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월세값이 뛰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의 매물증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8690건으로 전세 물건(8462건)보다 2.6%(228건) 많았다. 새 임대차법 시행일(7월 31일) 이전인 석 달 전 전세(4만3243건)가 월세(2만4062건)의 2배배 많았다. 그런데 최근 월세 매물이 전세 매물을 앞지르며서 월세전환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