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고생이 올린 학교 내 화장실 사진이 네티즌 사이에서 남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엽기 사진 속에나 등장할 법한 화장실의 모습이 디스크 환자를 위한 학교의 배려라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의혹 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많은 네티즌이 찾는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경상북도에 위치한 모 여고의 화장실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 속에는 사용금지(환자용)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는 화장실의 입구와 내부 사진이 담겨 있다.

화장실 내부에는 일반적으로 학교 화장실에 설치된 용변기와 함께 정체 모를 기구가 놓여 있는 것이 보인다. 이 기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의자의 바닥과 등받침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좌변식 변기의 앉는 부분을 합쳐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떠돌아 다니던 엽기 사진 속의 좌변기와 같은 모양.

게시물에는 "학교에서 변비 환자들을 위해 마련해준 화장실인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이 보인다.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은 자신을 이 학교의 학생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상황.

네티즌들은 "아무리 환자용이라고 하더라도 용변을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등의 의견을 전하는가 하면 엽기 사진에나 등장할 법한 화장실이 실제로 여고에 있다는 사실에 믿을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디스크에 걸린 학생 때문에 학교 측에서 설치해 준 것이라는 리플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족하지만 학생을 위한 배려라는 설명에 "감동적"이라는 리플이 달리기 시작한 것.

실제로 이 사진 속에 등장하는 화장실이, 그것도 여고에 존재하고 있을까? 정답은 "있다".

경상북도에 위치한 모 여고의 관계자에 의하면 해당 사진 속 화장실은 이 여고 3층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화장실의 사연은 위에 전해진 것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문제의 의자는 학교에서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디스크를 앓고 있던 환자 스스로 만들어 온 것이라고.

이 여고 관계자는 "디스크를 앓고 있던 학생이 어디서 만들었는지 의자를 만들어다 화장실에 두었다"며 "졸업을 했지만 치우지 않은 상태이고 선생님들도 이 의자의 존재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몸이 불편한 학생에 대한 처우 부분에서 오해를 빚을 수도 있지만 이 핸드 메이드 장애인 화장실 외에도 학교 측에서 직접 마련한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다고 한다.

관계자는 "몸이 불편한 학생들은 3층까지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교실을 1층에 배치하고 1층에 마련된 장애인용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며 "문제의 화장실은 학생들이 만든 재미있는 사건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시뉴스=김윤미 naki@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