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이 생명체가 아닐 수도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이하 세티)의 선임연구원이 에일리언은 ‘지각능력이 있는 기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22일 소개했다. 세티는 우주 바깥에서 날아오는 무선전파 신호를 수집해 지능을 갖춘 외계생명체를 탐색하는 국제 과학연구모임이다.
세티의 세스 쇼스탁 박사는 국제우주학회(IAA) 학술지 <악타 아스트로노티카> 최신호 기고에서, “외계인이 무선통신 기술을 갖췄다면 인공지능 개발까지도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에일리언 탐색은) 생물학적 생명체보다 인공지능체를 발견할 확률이 더 크다”고 말했다. 세티 연구원 대다수는 외계인도 상식적 의미의 “살아있는 생명체”, 즉 수명이 한정돼 있고 자손을 번식하며 진화과정을 겪는 유기체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우주라는 자연에는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물과는 겉모습 뿐 아니라 생화학 구조까지도 다른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쇼스탁 박사는 기고에서, 생명체가 자기 별 바깥의 외계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만큼 진화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술발달의 속도는 그 생명체의 진화 속도보다 훨씬 앞서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 에일리언’은 물질과 에너지가 충분한 곳을 찾아다니는 이주생활을 할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세티도 뜨겁고 어린 새내기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리즈메트로폴리탄대학의 세티 연구원인 존 엘리엇은 <비비시>에 “쇼스탁 박사가 아직은 일반적이지 않은 관념에 더욱 굳건한 발을 내디뎠다”며 “50년간 외계 전파신호를 관찰해오면서, 세티는 인류의 과학기술의 진보가 외계문명체의 발달 방식을 인식하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외계 메시지의 탐색과 해독의 기술적 난점에도 불구하고, 쇼스탁의 주장은 에이리언 탐사의 새로운 방향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작은 키에 큰 머리, 눈 모양은 아몬드 같다"는 로즈웰 외계인에 대한 목격자들의 증언은 전세계적으로 외계인 관련 ‘상상력‘에 모티브를 제공했다. 영화 의 외계인도 로즈웰 외계인과 무척 ‘닮은꼴‘이다. ⓒ 한겨레 블로그 소년적 호기심
한편, 쇼스탁은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최근 “에일리언을 만나면 인류의 운명이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접촉 시도를 멈추는 게 좋다”고 한 발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혀 관심을 끈다. 쇼스탁은 최근 받았던 한 이메일에 대한 공개답변 형식으로 미국 온라인 뉴스사이트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세티는 외계 전파신호를 듣기만 할 뿐 (신호를) 보내지는 않는다”며 “단순히 신호를 채집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세티가 외계 신호를 포착하면 답신할 것인지, 한다면 누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누가 무슨 말로 응답할지는 응답 여부를 결정하는 것보다 덜 중요하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중 누가 (백인으로서 이 대륙에 첫 상륙한) 쿠크 선장에게 말을 걸었는지가 무슨 소용인가”라고 되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