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백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
도 짚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헌겊조각도 막대꼬치
도 기와장도 닭의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
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
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