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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ker2002 2019-11-19     조회 : 257

 

박남준

 

칼을 들고 목각을 해보고서야 알았다

나무가 몸 안에 서로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것

촘촘히 햇빛을 모아 짜 넣던 시간들이 한 몸을 이루며

이쪽과 저쪽 밀고 당기고 뒤틀어가며 엇갈려서

오랜 나날 비틀려야만 비로소 곱고

단단한 무늬가 만들어진다는 것

제 살을 온통 통과하며

상처가 새겨질 때에야 보여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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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길 | 추천 0 | 11.20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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