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계절의 마지막 안부가 그리웠다 풍경은 음산한 기운을 머금고 조용하고 단아한 한숨을 뱉으며 외로움을 노래하고 있었다 한산하다 못해 인적 없는 국도 아직도 가난의 때를 벗지 못한 초라한 마을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진한 그리움이 가슴을 훑고 영혼의 더께에 쌓여갔다 옷 벗은 나무들의 표정은 왜 그토록 고독하게만 보이는지 언니 집 호젓한 숲길에 하루종일 앉아 있어도 인적이 없었다 이틀 동안 강원도 우천면 상대리 숲 큰언니 펜션에서 김장을 했다 자동차 가득 김장를 싣고 계절의 침묵을 들으며 귀환하는 가슴에 진동하는 낙엽 냄새 넉넉하게 코끝에 와 닿는 황홀경 잔잔한 파문이 일었다 센치한 고독과 함께 흐르는 노스탈쟈 지상에 또 하나의 계절이 떠나는 길목 쓸쓸한 이별과 새로 오는 계절의 서곡 넘쳐나는 속 사람은 행복의 이중주에 취해 있었다 - 宵火 고은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