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을 잡다 문인수 하늘이 잠시도 눈 떼지 못한다 강아지풀 하나가 왜 하필 이 거친 돌담장 위에 올라서서 하늘을 쓰고 있나 미루나무 큰 키가, 방울음산 꼭대기가 그러하듯이 상모 돌리듯 상모 돌리듯 제게 꼭 맞는 모자인 양 하늘을 쓰고 있다. 가느다란 모가지며 정강이로 추는 춤, 폭우와 암흑의 나날이 상세하다. 바람에서 뽑은 섬유질 같은 것 세필로 적는 일대(一代)가 새파랗게 질기다. 파란만장의 강아지풀 하나가 잠시 가만히 귀 기울이다가 다시 즐겁게, 즐겁게 하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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