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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싼타오 2020-01-30     조회 : 212

<시카고에서>

어느 화창한 일요일 밤, 우리는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을 가졌다. 그 후 몇몇 친구들과 함께 시카고의 한 레스토랑에서 다시 만났다. 세월은 우리 모두를 변하게 했고, 사는 모습들도 제각기 달랐다. 우리는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며 소소한 얘기를 나누다, 졸업 후 각자의 변화된 생활에 대해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고교시절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안젤라가 말문을 텄다. 인생이란 참 묘한 것 같아. 학창시절에 내가 꿈꾸었던 세상은 이 게 아니었는데……. 우리 모습을 돌아봐, 많은 것이 변했어.˝ ˝정말 그래.˝
네이단이 침울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우리는 그의 말에 모두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 그는 동창생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사업에 몸담고 있는 친구였다. 네이단은 대대로 가족들이 운영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고, 그가 하는 사업은 그 지역 주민들에게 매우 인지도가 높은 사업체이기도 했다.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 네이단이 물었다.

˝변화가 일어날 때 우리가 얼마나 그것을 거부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어?˝
침묵을 깨고 카를로스가 대답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것 같아.˝
˝축구팀 주장이었던 네가 두려움에 관한 말을 하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걸?˝
제시카가 말했다.

졸업 후 우리들 각자는 가정을 꾸리고, 직장에 취직을 하고,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나름대로 자신만의 일을 했지만, 모두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는 것을 알고는 함께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했고, 우리 모두는 수 년 동안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에 적절한 대응 방법은 찾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잠자코 있던 마이클이 우리를 향해 말했다.

˝나 역시 변화가 두려웠어. 우리 회사에 큰 변화가 몰아닥쳤을 때 어째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더군. 나는 전에 하던 방식대로 일을 처리했지, 그러다 회사를 거의 잃을 뻔한 지경에 이르기도 했어.˝

마이클은 잠시 숨을 고르고 난 뒤 말을 이었다. 아마 내가 이 짧고 재미있는 우화를 듣지 않았다면, 우리 회사는 문을 닫고 말았을 거야.˝ ˝아니, 어떻게?˝ 이단이 물었다.

˝그 우화는 변화를 보는 나의 시각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어. 전혀 다른 시각으로 모든 일을 바라보고, 탄력적인 변화를 위한 대처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지. 그 후에는 모든 것이 금세 좋아졌어. 사업과 인생 모두…….

나는 이 이야기를 직장 동료들에게 들려주었고, 그들은 또 다른 동료들에게 들려 주었어. 파급효과는 무척 크게 나타났어, 회사 전체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나갔거든. 그들도 나처럼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 거야. 일상생활에서 느끼던 권태는 사라졌고, 변화의 위험에서도 멀어지게 된 거지.˝
˝대체 그 이야기가 뭐야?˝

안젤라의 물음에 모두들 웃었다. ˝벌써부터 그 얘기가 좋아지는데.˝ ˝우리에게도 들려주지 않겠니?˝ ˝물론 기꺼이 들려주지. 그리 긴 이야기가 아니야.˝ 마이클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2장. 이야기

<스니프, 스커리, 햄 그리고 허>

아주 먼 옛날 멀고 먼 곳에 두 마리의 생쥐와 두 명의 꼬마인간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미로 속에서 맛있는 치즈를 찾아먹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들은 나름대로 행복했고, 풍요로운 생활에 젖어 있었다.

두 생쥐의 이름은 스니프(킁킁거리며 냄새 맡는다는 의미의 의성어)와 스커리(종종거리며 급히 달린다는 의미)였고, 두 꼬마인간은 헴(헛기침한다는 의미의 의성어)과 허(점잔을 뺀다는 의미)였다. 생쥐처럼 작지만 겉모습과 행동은 현재의 우리들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작아서,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들이 벌이는 놀라운 일을 목격할 수 있다.

생쥐와 꼬마인간은 매일 미로 속에서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치즈를 찾아다녔다. 스니프와 스커리의 두뇌는 매우 단순했지만 그들의 직관력은 매우 훌륭했다. 그들은 다른 생쥐들처럼 조금씩 갉아먹기에 좋은 딱딱한 치즈를 좋아했다. 헴과 허는 대문자 C 라는 이름의 치즈를 찾아다녔다. 그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이성과 경험이 녹아있는 삶의 동기였다. 꼬마인간들은 이 치즈가 그들에게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었다.

생쥐와 꼬마인간들은 모든 면에서 서로 달랐지만 공통점도 있었다. 매일 아침, 맛있는 치즈를 찾기 위해 미로 속을 뛰어나간다는 사실만큼은 전혀 다르지 않았다.

미로는 많은 복도와 맛 좋은 치즈가 있는 방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러나, 어두운 모퉁이와 막다른 길도 있었다. 누구든지 길을 잃고 헤매기 쉬운 곳이었다. 그러나 길을 발견하기만 하면 더없이 훌륭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비밀이 숨겨진 곳이다. 스니프와 스커리는 치즈를 찾기 위해 간단하기는 하지만 비능률적인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들은 길을 따라 가다가 치즈가 없으면 방향을 바꾸어 다른 길로 갔다. 스니프가 잘 발달된 후각을 사용하여 치즈가 있는 곳의 방향을 알아내면 스커리는 그 곳을 향하여 앞장서서 달려갔다. 때때로 그들은 길을 잃기도 하고, 방향을 잘못 잡기도 하고, 심지어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두 꼬마인간 헴과 허는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그들은 생각하고 과거의 경험을 살리는 능력에 의존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소신과 감정으로 인해 혼란에 빠질 때도 있었다. 결국 방법은 달랐지만, 어느날 그들 모두는 각자 좋아하는 치즈를 치즈창고 C에서 찾게 되었다.

그 후 매일 아침 생쥐와 꼬마인간은 달리기에 적합한 옷을 입고 치즈창고 C로 향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이 일은 그들의 일상이 되었다. 스니프와 스커리는 여전히 아침 일찍 일어나 항상 같은 길로 미로를 통과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생쥐들은 운동화를 벗어 끈으로 묶은 뒤 목에 걸었다. 필요할 때 재빨리 신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나서 치즈를 먹었다.

헴과 허도 처음에는 매일 아침 맛있는 치즈가 기다리는 C창고로 뛰어갔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후 그들의 생활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헴과 허는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나 천천히 옷을 입고 C창고로 걸어갔다. 이제는 치즈가 있는 곳과 그곳에 가는 길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매일 아침 C창고에 도착해서 편한 마음으로 자리를 잡았다. 운동복은 벽에 걸고 운동화는 아예 슬러퍼로 바꿔 신었다. 치즈를 발견한 뒤 그들은 편안한 생활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정말 좋아.˝
헴이 말했다.

˝우리가 평생 먹고도 남을 만큼 치즈가 많잖아.˝ 꼬마인간들은 마음 놓고 행복과 성공을 즐겼다. 헴과 허는 C창고에 있는 모든 치즈가 자기 것이라고 생각했다. 창고와 집이 너무 멀어서, 그들은 창고 근처로 집까지 옮겼다. 사회생활도 모두 창고 근처에서 해결했다. 보다 안락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글과 치즈그림으로 장식도 했다. 생활은 너무나 안정적이었고, 맛있는 치즈 또한 넘쳐나고 있었다.

치즈를 가진 자는 행복하다. 가끔 헴과 허는 친구들을 치즈창고로 데리고 가서 자랑스레 치즈를 가리키며 말했다. ˝정말 좋은 치즈야, 그렇지 않나?˝ 때로는 맛좋은 ´치즈´를 친구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주는 아량을 베풀기도 했다.

˝우리는 이 치즈를 먹을 만한 자격이 있어. 이 치즈를 찾기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일했거든.˝
헴은 신선한 치즈 한 덩어리를 떼어 맛있게 먹으며 말했다. 그리고 늘 하던 것처럼 잠이 들었다. 매일 밤 두 사람은 치즈로 배를 가득 채우고 뒤뚱거리며 집에 돌아와서, 다음날 아침이 되면 치즈를 더 먹기 위해 창고로 향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이들의 자신감은 어느새 오만함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기분에 취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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