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비어 있다
道虛...
1. 길에 대한 명상 누구나 선 자리가 있다. 그 선자리가 길이다. 누구나 걷고 있다. 그 걷고 있는 곳이 길이었다...
처음에는 길을 몰랐다. 길 대신에 서 있는 내가 먼저 였다. 나와 길의 관계보다는 엉뚱하게 서 있는 내 모습이 문제의 중심이었다. 그런데 길이 있다고들 했고, 그런가 싶어 나를 조금 벗어나게 되었다. 이른바 나이와 경험의 총체인 역사에 의해서...
정말 길이 있었다. 정의할 수도 없고, 의문할 수도 없는 바탕으로... 혹자는 생이라고도 하고, 목적이라고도, 의미라고도 하는 그것이... 그러나 나는 이런 명명이 거북스럽다. 걷고 있는 행위와 행위의 중심으로서의 길과 걷고 있는 내 자신이 중요하다. 길에 대한 명상은 이 때부터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