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감추는 걸까 무슨 생각 그리 골똘한 걸까 깜깜한 그믐 말고 환한 보름에 들여다봐야 알 수 있을까, 달 슬며시 그대 손목 잡으려던 생각 절굿공이 맞잡고 쿵덕 쿵덕 찧으려던 방아 멋쩍어 그랬을까, 그대 모른 척했다 그믐밤이었다 끝내 안 보인 눈 감은 그 대답으로 나는 버텼다 달의 뒤편을 기웃거리며 한 쟁반 은근할 보름을 고대하며 곰곰 생각해보니 그대 어두운 그믐 같은 속내 보여준 거겠다 어느 가을밤 누님처럼, 달도 뒤돌아 소슬바람 소리로 옷 갈아입는 거겠다 안 보여 준 게 아니라 차마 못 본 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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