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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믄
째째 2020-02-12     조회 : 163

뭘 감추는 걸까

무슨 생각 그리 골똘한 걸까

깜깜한 그믐 말고

환한 보름에 들여다봐야 알 수 있을까,

 

슬며시 그대 손목 잡으려던 생각

절굿공이 맞잡고 쿵덕

쿵덕 찧으려던 방아

멋쩍어 그랬을까, 그대 모른 척했다

그믐밤이었다

 

끝내 안 보인

눈 감은 그 대답으로 나는 버텼다 달의 뒤편을 기웃거리며 한 쟁반 은근할 보름을 고대하며

곰곰 생각해보니 그대

어두운 그믐 같은 속내 보여준 거겠다

어느 가을밤 누님처럼, 달도

뒤돌아 소슬바람 소리로 옷 갈아입는 거겠다

 

안 보여 준 게 아니라 차마

못 본 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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