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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째째 2020-02-17     조회 : 310

누군가를 기다렸지요.

메마른 대지에 쏟아지는

 

소낙비 같은 기다림을

가슴에 품고 살아 왔습니다.

 

 

푸른 하늘도

늘 서글픔으로 바라 보면서

 

흐리더라도 차라리

포근한 구름을 가지려 했습니다.

 

 

무심한 계절을 수 없이 돌고 돌아

사랑하기엔 조금 두렵지만

 

내 안에 담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났습니다.

 

 

그대가 기다린 사람이 아닐지라도

내 앞에 서성이는 행복은

분명 그대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그대의 열린 마음속으로

나를 던져 넣고 싶습니다.

 

 

빈손입니다.

내가 가진 건

 

슬픔이 묻어나는 가슴 뿐이고

떠나가지 않는 가난 뿐입니다.

 

 

움직일 수도 없을 만큼

무겁고 힘든 나의 삶을

 

그대 안에 내려 놓기에 미안하지만

그대의 아름다운 마음이라야

 

남아 있는 나의 삶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 두렵지만

그대에게 머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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