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말하는 '소일거리 한다' 에서 소일의 의미를 안다면, 쓰지 말아야 겠습니다.
다산어록청상 - '소일'이란 말 천하에 가르쳐서는 안 되는 두 글자의 못된 말이 있다. '소일消日'이 그것이다. 아,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1년 360일, 1일 96각을 이어대기에도 부족할 것이다. 농부는 새벽부터 밤까지 부지런히 애쓴다. 만일 해를 달아맬 수만 있다면 반드시 끈으로 묶어 당기려 들것이다. 저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날을 없애버리지 못해 근심걱정을 하며 장기 바둑과 공차기 놀이 등 하지 않는 일이 없단 말인가?
「도산사숙록 중」 '소일消日' 이란 날을 소비 한다는 말이다. 쓸 게 없어 하루해를 써버리는가? '그저 소일이나 하고 있다'는 말처럼 슬픈 말이 없다. 소일이란 단어 앞에서 인생은 문득 고여서 썩는다. 무위도식은 그래도 낫다. 그 썩어나가는 시간에 주색잡기에 골몰하여 인생을 탕진한다. 소일이란 말은 젊은이들이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이다. '심심해 죽겠다'고 말하지 마라. '뭐 좋은 건수 없어!'도 안 된다. 그저 소일이나 하는 것은 다 늙어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할 의욕도 사라지고 없을 때 속으로 울면서 하는 말이다. - 다산어록 청상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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