뵙겠습니다.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입니다!
  친구가 그러더군요
  자기 아는 선배중에 참 신기한 사람이 있다고
  전 그냥 호기심에 한번 보고싶다고 했는데,
  그가 제게 처음 한 말이 바로 ´마지막 로맨티스트´란 말이었어요.
  정말 이상한 사람도 다 있다고 생각했죠
  다짜고짜 로맨티스트라니...
  아무래도 왕자병에 단단히 걸려있든지 아니면 자기 멋에 사는
  시덥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참 아름답지 않습니까? 저 별들..
  저 별빛은 아마 10만년, 아니 더 이전에 내려온 빛일지도 모르는데..
  그 빛을 보고 있는 우리는 그만큼의 시간을 보고 있는 셈이 될 테니까요.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대개 아름답게 마련이죠.˝
  저건 또 무슨 책에서 읽은 대사인지. 전 시큰둥하게 대답했어요.
  ˝ 아.. 네. 뭐... 그렇네요˝
  ˝당신도 아름답습니다. 저 별빛보다 더.˝
  뜨아..
  그 말을 들었을때 처음 든 생각은 어떻게 이런 느끼한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솔직히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그것도 처음 본 사람한테. 하지만 나중에 알았어요.
  그의 말이 진심이라는 걸.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게 연락이 왔어요.다시 만나자구요.
  그 말도 얼마나 화려하게 말을 하던지..
  전 그렇게 끌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싫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만나러 갔었죠.
  밥을 먹고, 잠시 길을 거닐며 그는 제게 이야기했어요.
  ˝ 진정한 로맨티스트는 함부로 자신의 로맨스를 만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이라면 제 로맨스를 받아주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 제 귓가를 스치고 간 바람도 그러던걸요.
  이 여자, 꽉 잡으라고.˝
  아무래도.. 솔직이..
  이 남자 제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이런 사람 직접 보셨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느끼하겠어요.
  ˝저기요.. 원래 말을 그렇게 하세요?˝
  ˝네. 왜냐하면 전 로맨티스트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안그래요?˝
  ˝뭐라고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만 괜찮다면. ˝
  으.. 영화에서 이런 대사 하는거 보면 참 멋지고 그랬는데...
  실제로 들으니까 진짜루 닭살 쫘악~ 이었어요.
  한참을 그러고 가다가 그가 제게 묻더군요.
  어떤 영화를 보고 싶냐구..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했더니,
  씨익 웃으면서 극장으로 데리고 가더군요.
  전 같이 가면서 걱정이 됐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