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문득 문득 각인되었던 것들이 어디선가 콕 박혀 있다가 튀어나와요. 말과 글로...
참 알다가도 모를 게 말과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말과 글을 꼭 필요할 때 약처럼 써야하는데, 어느새 나는 말과 글을 헤프게 쓰는 중독자가 되 버렸어요. 그것도 아주 어설프게요.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지만, 여튼 뭐가 잘못되긴 했어요. 말을 하거나 글을 쓰다가 번번히 뭣에 덜미를 잡히기도 하고, 내 덧에 내가 걸려 넘어지기도 하지만, 내가 왜 이런 말을 하고 있나, 내가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나,하고 멍청하게 내가 나에게 묻고 있을 때는 내가 나를 바라봐도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때는 열심히 말을 해요. 열심히 글을 쓰기도 하고요.
그런데 말(語)을 하려했는데, 글로 쓰려 했는데, 말(馬)이 되어 버리는 거예요. 뛸자리 설자리도 가리지 않고 말(語)같지 않은 말이, 글같지 않은 글이 되어버리는 거예요.
다행히 어찌어찌 말머리를 잡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내 말꼬리라도 잡고 늘어지기라도 하면, 갈피를 못잡고 이리 저리 중구난방으로 말 꼬리를 자를 말을 찾아헤메느라 마구 뛰어다니기 시작하죠. 그러나 한참 그러고나면 맥빠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