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물소리는 -김재진-
오늘밤 물소리는 나를 떠밀어 하염없이 씻기게 한다 누워서 짐짓 생각해 보는 짧은 그리움 길고 지겨운 기다림 밖으로 녹슨 시간의 모습들이 째깍거리며 지나간다. 욕실의 수증기처럼 막연한 통증 아픈 곳을 찾기 위해 숨을 죽이는
오늘밤 빗소리는 나를 떠밀어 멍들고 비어 있는 육체 밖으로 떠나게 한다. 참담한 식욕의 시간이 지나가고 비로소 꽃 피는 절망 삶의 시간들을 하나하나 헤아리며 남루한 차림을 한 사람들이 울고 있는지 오늘밤 물소리는 나를 떠밀어 문밖에서 서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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