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쯤에서
- 신경림-
이쯤에서 돌아갈까 보다.차를 타고 달려온 길을 터벅터벅 걸어서보지 못한 꽃도 구경하고,
듣지 못한 새소리도 들으면서찻집도 기웃대고 술집도 들러야지.
낯익은 얼굴들 나를 보고는다들 외면하겠지.나는 노여워하지 않을테다.너무 오래 혼자 달려 왔으니까부끄러워하지도 않을테다.
내 손에 들린 가방이텅 비었더라도
그동안 내가 모으고 쌓은 것이한 줌의 모래 밖에 안된다고새삼 알게 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