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이 멀어도찾아갈 벗이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문득 만나고픔에
 기별 없이 찾아가도
 가슴을 가득 채우는
 정겨움으로 맞이해주고
 
 이런저런 사는 속내를
 밤새워 나눌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인생이지 않겠는가?
 
 부부간이라도 살다 보면
 털어놓을 수 없는 일이 있고
 피를 나눈 형제간이라도
 말못할 형편도 있는데
 
 함께하는 술잔만으로도
 속마음이 이미 통하고
 무슨말이 더 필요하랴
 
 마주함에 내 심정을
 벌써 아는 벗이 있었으면 좋겠다.
 
 좋을 때 성할 때
 이런저런 친구 많았어도
 힘들고 어려우면
 등 돌리고 몰라하는 세상 인심인데
 
 그래도 가슴 한 짐
 툭 털어내놓고 마주하며
 세월이 모습을 변하게 할지라도
 
 보고픈 얼굴이 되어
 먼 길이지만 찾아갈 벗이라도 있으면
 행복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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