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사람일수록 감사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어도 조금도 고마워하거나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그 보다도 믿음이 지속될 만한 말을 예의바르게 해 주는 쪽이 훨씬 낫다는 말이다. 기대하는 말은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오래 남아 있으나 감사하는 마음은 곧 잊혀지기 때문이다.
감사해하는 것보다 믿고 의지하는 쪽이 얻는 바가 더 크다. 우물물로 갈증을 푼 사람은 우물을 등지고 돌아서서 가버린다. 달콤한 과즙을 짜고 난 오렌지는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기대하고 의지하려던 마음이 없어지면 상대방의 태도는 언제 그랬냐는듯 일변해 버린다. 공손하고 예의바르던 태도는 사라지고 공경하는 마음도 없어진다.
끊임없이 계속 믿고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켜 주지 말고 그 의존관계를 유지해 두는 일, 이것이 경험을 통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이다. 그렇게 하면 지존한 임금의 마음까지도 계속 사로잡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야박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상대방의 기대를 저버려 잘못되게 해서는 안 되며, 자기 이익만 차린 나머지 남을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뜨려서는 더욱 안 된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어록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