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있습니다. 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 망초꽃까지 다 피어나 들판 한 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 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 바라보는 것이 바라는 만큼이나 간절합니다. 무엇엔가 찔려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달도 때로 빛이 꺾인다는 것을 한 달도 반 꺾이면 보름이듯이 꺾어지는 것은 무릎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을 들고 달빛 아래 섰습니다. 들숨 속으로 들어온 달이 마음 속에 떴습니다. 달빛이 가시나무 울타리를 넘어설 무렵 마음은 벌써 보름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