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五峯) / 정연복
벗과 둘이서 오르는 도봉산 초입
아기 솜털 같은 눈 하나 둘 날리더니 어느새
함박눈 펄펄 내려
온 산이 순백의 별천지 되었네.
낯익은 길을 덮어 그냥 온 사방이 길이어도
좋을 멈춤 없는 폭설 속
앞서간 이들의 희미한 발자국 따라 한 발 한 발 내딛는데
바로
눈앞에 홀연히 꿈같이 펼쳐진 오봉.
그래, 인생길도 이렇게 걸으면 되리
더러 흐릿해지는 길 비바람
불고 눈보라치는 길도 겁내지 말고 뚜벅뚜벅 걷노라면
사랑 믿음 소망 진실 우정의 다섯 봉우리에 닿을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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