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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를 키우는 엄마가 힘든 이유
크리슈나 2020-02-16     조회 : 568
한번은 형제가 하도 싸워서 격리를 시켜놨다는 부모의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 9세 6세 형제였는데, 동생이 너무 대들어서 형이 할머니 집에 가 있는 상황이라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할머니집에 있으니, 오히려 안정이 되는듯 하다고 말씀하셨다. “둘이 아주 앙숙이에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형제중 동생을 먼저 상담해보니, 아이는 모든 것을 형과 비교하고 있었다. 아니 비교를 넘어 자신이 9세 형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것인지, 되었다고 믿고 있는지 모든 면에서 형을 의식하고 따르고 있었다. 친구만 봐도 6세 또래 친구들이랑 노는 것보다 9세 형 친구들과 노는게 더 흥미롭게 생각했다. 또래들과의 놀이를 시시해하는데다 만화도 또래가 보는 것 말고 형이 보는 만화에 관심이 더 많았다. 문제는 자신의 의식과 다르게 몸이 아직 6세라는 점이다. 이럴 땐 필시 마음에 그만큼 열등감이 스며든다. 내가 형보다 못한다는 생각이 들수록 아이는 더 격하게 형의 것을 빼앗으려는 행동을 보였을 것이다. 그러니 늘 마음이 힘들다. 동생에게는 자신이 형과는 다른 6세라는 자각이 필요해 보였다. 형과 적절히 분리되어야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첫째와의 상담을 해보니 첫째대로 억울한 점이 많다. 동생인줄 알았는데 세상에 이런 방해꾼이 따로 없다. 자기 나이는 생각하지 않고 계속 형에게 덤비거나 똑같이 하려고 한다. "아, 엄마!!!!" 한대 쥐어박기라도 하면 어느 새 동생은 엄마한테 이른다. 엄마는 동생 잘못한 것은 보지도 않고 내가 동생 때린것만 뭐라 하니 억울하기 그지 없다. 어느 순간 아이는 동생을 '나를 괴롭히는 경쟁자.' 정도로 보고 있었을 것이다. 언제부터 왜 동생을 눈엣가시로 보기 시작했을까? 동생이랑 자신은 능력이 다른데 권한이 동등하다고 생각하니 더 부당하다고 생각든다. 일은 나한테 더 많이 시키는데 엄마가 동생 편만 드니까 억울해 죽는다. 형제맘은 늘 힘이 든다. 자매맘의 문제와 형제맘이 겪는 문제에는 차이가 있다. 일단 좋아하는 놀이에 차이가 난다. 남자아이들은 종종 "놀자!"라는 말을 "싸우자!!" 라고 표현한다. 자매는 치고 박고 때리며 싸우는 빈도가 확실히 작다. 형제의 놀이는 싸움놀이로 시작해서 눈물로 끝을 맺는다.(물론 당연히 어디나 예외는 있다.) 서로 질투하고 경쟁하고 싸우는 마음이야 비슷하겠지만 언니가 동생을 챙기는 빈도 역시 자매가 형제에 비해 높다. 아가를 데리고 키즈카페에 가보면 엄마미소를 지으며 "귀여워!"를 연발하는 아이들은 형오빠보다 누나언니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들이 배워서 그런걸까? 아니다. 예외는 있겠지만 형이 동생을 대하는 손길은 어딘가 더 서투르다. 그래서 엄마들이 첫째는 딸을 낳아야 금메달이라고 하나보다. "으아앙!!" "누가 싸워!! 둘 다 손들어!" 한 명이 울고 소리가 커지면 부모가 개입한다. 싸움 중재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크다. 어떤 솔로몬의 판결을 내려도 아이들은 누가 잘못했는가 보다는 엄마가 누구의 편인지에 대해 더 상처받는다. 엄마가 동생편이야! 논리가 시작되면 자신의 잘못이 죽어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자기만 미워하는 세상 속에 떨어진 미운 오리 새끼가 된 기분이 든다. 엄마는 맨날 나한테만 뭐라 그래. 나는 억울해 하며 볼멘소리를 달고 산다. 싸우는 형제들을 관찰해보면 내가 얼마의 사랑을 받느냐 보다 동생보다 얼마나 더 받느냐가 중요하다. 어려서는 아이스크림 때문에 싸우지만 커서는 유산으로 싸운다. 부모한테 얼마나 받았느냐 보다는 다른 형제들에 비해 받은 비율이 중요하다. 그래서 형제를 키우는 부모는 말 한마디가 무섭다. “엄마는 매번 나만 미워하지!” 이 말에서 자유로운 형제부모가 얼마나 될까? 부모들은 늘 형제를 공평하게 대하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부모님과 상담을 했다. “혹시 어머님은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었다.어머님은 정말 공평하게 하고 싶은데 ,아이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형제를 정말 똑같이 대하는 부모는 찾기 힘들다. 너무 당연한 일이다. 형제들은 나이에 따라 각각 누릴 수 있는 자율과 책임의 한도가 다르므로 그들을 똑같이 대하는 것은 공평함이 아니다. 10년차 직원과 신입직원에게 둘은 똑같은 존재라며 같은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공평함이 아니듯이, 우리는 형제를 똑같이 대하기보다, 각각 맞는 대우와 정체성을 심어줘야 한다. 문제는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 아이를 다르게 대하면 안 된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차별과 차이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차별대우는 ‘특별히 다르지 않은 대상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 이고, 차이의 존중은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각각에 맞게 다르게 대해주는 것’ 이다. 동생과 형을 다르게 대하는 것은 차이의 존중이다. 다른 존재들에게 같은 존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위배다. ‘너희들은 둘 다 똑같은 존재야’ 라고 말하면 동생이 그럼 나도 형이랑 똑같구나 한다. “형과 너는 달라. 나이도 다르고 학교’가는 날짜도 달라. 형이 먼저 태어났고 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서 엄마는 조금씩 너희들을 다르게 대할 수 밖에 없어.” 라는 선언이 필요하다. 결국 이 문제는, 형의 자리를 조금 더 인정해주고 형이 동생에게 베풀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으로 실마리를 잡았다. 과자 하나를 줄 때도 형에게 두 개를 주고 형이 동생에게 줄 수 있도록 형을 중간대장 노릇을 시킨 것이다. 이런 처사가 효과가 있을까? 놀랍게도 효과가 있다. 사람의 생각과 인식은 경험을 좇는다.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더 환경에 지배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절대 나는 커서 엄마처럼 하지 않아야지.' 해도 어느 순간 엄마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형과 동생이 서로를 아무리 미워해도 형이 나를 위해 무언가 베푸는 모습을 몇 번만 봐도 작은 경험이 아이들의 관계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형은 동생에게 베풀고 칭찬을 받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갈 여지가 생긴다. 수많은 동생들이 형이 취업하고 벌은 첫 월급으로 술을 사거나 옷을 사줄때 형이 크게 느껴지는 것처럼. 둘의 관계는 의외로 서로 어떤 행동과 경험을 하게 하느냐에 따라 금방 변할 수 있다. 대부분 갈등의 시초는 형은 한다고 하는데 "자꾸 동생 건드리지 말랬지!"하고 단절 받을 때 아이는 상처받는다. 부족해도 형이 형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의 자리를 인정해주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부모의 공식적인 인정이 잘못된 방식으로 동생을 지배하려는 마음을 방지하는데도 가장 좋은 교육이 될 것이다. 나중에 형은 할머니 집을 나와 다시 집에서 4가족이 함께 지내게 되었다는 소식을 먼발치에서 들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특별히 차별에 민감한 사회다. 수직적인 구조를 경계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유행처럼 좇는 시대다. 그러다 보니 응당 가지고 있는 차이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다양하게 드러난다. 아직 미숙한 아이가 누군가에게 불편을 주는데, 옆에서 조언만 하고 있는 것이 아이에 대한 진정한 존중이 아니고, 아이들을 통제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선생님들에게 영어이름을 쓰게 하며 아이들과 선생님을 같은 위치로 만들려는 노력이 수평적인 사회가 아니다. 직원이 편의점을 그만두며 사장님에게 한마디 미리 고하지 않는 것이 수평적인 사회가 아니고, 아이가 엄마에게 바락바락 대들며 화를 내는 것이 아이를 존중하는 사회가 아니다. 각자 자리에 지고 있는 책임의 무게가 다르고 책임의 무게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권한도 다르다는 것을 편안하게 인정하는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 남아미술교육전문가 최민준 블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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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내리라 | 추천 0 | 02.21  
아들 하나 키우는데 아들 둘은 정말...감당하기 힘들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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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나를 | 추천 0 | 02.17  
대단합니다~
0    0
히몽몽 | 추천 0 | 02.17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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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째 | 추천 0 | 02.16  
정말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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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 추천 0 | 02.16  
정말 대단한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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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식이 | 추천 0 | 02.16  
형제 키우는 엄마들은 진짜 신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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