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할때 가장 많이 본 것 중에 하나가 앨범이였어요. 우리 부부가 결혼할때 찍은 웨딩앨범, 결혼식과 신혼여행만 모아둔 앨범, 큰아이와 둘째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나고 있는 사진만 모아두는 앨범이 항상 거실에 있답니다.
앨범은 아이와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인거 같아요. 왜냐하면 앨범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아이가 익숙한 사람들이고 환경또한 경험한 적이 있거나 보아온 배경들이기 때문이죠.
큰아이는 처음 앨범을 볼때에는 인물, 사물만 보고 대화를 시작했어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 이모, 고모>> 이런 순으로 단어들을 말하기 시작했고.. 앨범을 볼때마다 신이나서 이야기를 했어요.
하루에도 몇번씩 앨범들을 돌아가며 봐서 나중엔 접착식 앨범은 tape으로 붙여야 할 지경이 될 정도로 많이 봤어요.
책을 읽어줄때에도 아이들이 반복적으로 똑같은 책을 읽어달라고 하듯이 앨범도 아이가 보자고 할때마다 지겨워하지 마시고 같이 처음 보듯이 앨범을 같이 보는것이 중요하답니다.
지금도 앨범들을 보면서 그때 경험했던 일들을 식이와 얘기하는데요,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 누구와 무얼 했는지 등...
사진을 찍을때엔 그냥 넘어갔었던 사건이나 사진배경의 환경들을 이야기 하면서 앨범을 보는데, 나중에 다시한번 그 사진속의 장소를 갔을때에는 더욱 세세하게 환경을 보게 되고 앨범에서 봤던 곳이라고 언급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곤 합니다.
처음엔 느끼지 못했지만, 큰아이는 앨범을 통해서 어휘가 많이 늘었고 사진의 환경들과 사람들은 아이가 자주 접하는 사람과 환경들도 있어서 다시 한번 되뇌이면서 인식하게 해 주는 역활을 해서 누가 아이 자신과 어떠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하는데에도 도움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전 그후로 어딜 가면 사진을 정리하게 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었답니다.
사진 정리 역시, 아이와 같이 하면 좋은데 어떤일이 먼저 생겼고, 어떤일이 나중에 생겼는지의 시간적 개념과 어디에 무엇이 있었던가의 공간적 개념을 같이 생각하게 하는 좋은 교과서 역활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