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영상자료원서 동심초 등 13편 상영
[조선일보 이동진 기자]
50년대 충무로 사랑 영화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22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내 영상자료원 시사실에서 ‘매혹과 혼돈의 시대’를 주제로 내걸고 1950년대 멜로영화전을 개최한다. 한형모 감독의 ‘청춘쌍곡선’, 신상옥 감독의 ‘동심초’ 등 필름 상태가 양호한 13편의 옛 영화들이 상영된다.
50년대 충무로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멜로영화들은 한국전쟁 후 가치관의 변화와 혼돈을 겪었던 당시 사회 현실을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다. 순종하고 희생하는 전통적 여인상들이 계속 영화 속에 그려지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론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해 나가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번 멜로영화전 상영 목록에는 한형모 감독의 영화가 4편, 신상옥 감독의 영화가 3편 포함되어 있다. 한형모 감독의 영화로는 ‘운명의 손’(1954) ‘청춘쌍곡선’(1956) ‘순애보’(1957) ‘여사장’(1959) 등이 소개된다. 이 중 반공영화적 성격이 가미된 ‘운명의 손’은 한국 영화사에서 처음으로 키스신을 선보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왕자와 거지’의 모티브를 차용한 ‘청춘쌍곡선’은 유머와 멜로를 조화시켰고, ‘순애보’는 얽히고설킨 애정관계가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뤘으며, ‘여사장’은 여사장과 남자 신입사원이 시종 대결하던 끝에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