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보험료 ! NO !
부동산 사무실에 다니는 이소영씨의 남편은 이사도우미를 하고 있었다. 작년 말에 이삿짐
을 나르던 중 다리가 골절이 되어 지금까지 일을 못하고 있다. 자신도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다니던 사무실을 그만 두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다. 다행히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
교 3학년인 자녀 둘 다 학원 한 번 안가고도 성적이 학년에서 상위권이다. 자녀들이 공부
를 잘하는 것을 보는 것이 현재 부부가 열심히 사는 삶의 목표이자 즐거움이다. 자녀들 대
학 입학금이라도 마련해야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라도 대학을 무사히 졸업시켜 좋은 직장을
가지게 할 수 있겠다는 목표를 이야기 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소영씨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상품을 따져 보다가 악소리가 났다. 부부가 정상적으로 일
할 때 월수입이 250만원인데 보장성 보험료로 매월 52만원을 지출한다. 보험료를 왜 이렇
게 많이 내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하는 일이 위험해서 불안한 마음에 가입하다 보니 어느새
월 52만원이나 내게 되었다고 했다. 반면에 보험료를 불입하는 것 말고는 단 돈 10만원도
저축을 못하고 있다. 남편이 일을 못하는 기간 동안 그나마 가지고 있던 현금도 다 까먹고
보험대출도 한도까지 다 받은 상황이다. 보험대출에 대한 이자까지 감안하면 월 65만 원
정도를 보험료와 보험대출상환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월 보험료를 25만원으
로 조정하고 불필요한 보험을 해약하여 보험대출을 완전히 상환했다. 차액으로는 두 자녀
의 대학입학금 마련을 위한 저축을 시작했다.
보장성 보험으로 가계의 불확실한 위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은 비상예비자금의
확보와 더불어 재무 설계의 기본이다. 단, 보장성 보험은 비용이기 때문에 최소의 비용으
로 최대의 효율을 얻을 수 있도록 보장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장성 보험은 평소에 푼돈을
내서 목돈이 드는 위험을 커버하기 위한 목적이다. 뒤집어 말하면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그 돈은 아무런 소용이 없이 묶여 있게 된다. 대부분의 보험은 애들이 어릴 때는
경제적 가장의 사망에 대한 리스크 때문에 보험을 유지해야 하고 애들이 커서는 부부의 의
료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보험을 해약할 수 없다.
정상적이라면 제대로 가입한 보험은 해약을 할 필요가 없고 거기에 들어가 있는 해약환급
금은 사망해서 보험이 자동으로 끝나기 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
급하고 보험이 종료된다. 설사 20-30년 후에 해약을 해서 해약환급금을 사용한다거나 만기
에 보험회사에서 환급금을 준다고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의 하락 분을 감안
하면 환급금의 가치는 크게 떨어지므로 현재 보험료를 쓸데없이 많이 내면 낭비이다.
보험설계사들은 통상적으로 수십만 분의 일의 확률도 완벽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험설계사의 이야기에 동의하게 되면 보장성 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다. 그렇지만
사망보장을 제외한 치료비 위주의 보험은 현실적으로 보면 실손의료비 정도만 보장이 되어
도 최악의 상황은 피해 나갈 수 있다. 차라리 그 차액으로 적금이나 적립식펀드에 가입하
여 돈을 모으면 10-20년 후에는 보험사에서 보장을 해 준다는 보장 금액보다 더 큰돈을 보
험사가 아니라 내 수중에 지닐 수 있다.
인생에는 위험상황에 대한 대비 말고도 준비해야할 재무목표가 너무 많다. 반면 월급은 한
정적이므로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늘 모자란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보장성 보험료로
월 25만 원 이상을 불입하고 있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험 상품에 대해 심각하게 점검
을 해 보아야한다. 보험은 구성방법에 따라 적은 비용으로도 제대로 된 보장을 받을 수 있
다. 금융상품 중 제일 어려우면서도 잘 못 가입이 되어있는 비율이 높은 금융상품이 보험
상품이다. 때로는 보장성 보험이 아예 없거나 너무 적게 보장이 되어서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너무 많이 가입하거나 비효율적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돈이 새는 경우가 대부
분이다. 오늘 한 번 내 가족의 보험은 제대로 가입이 되어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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