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는 한눈에 고수를 알아본다. 엉뚱함의 고수, 그를 본 필자는 한눈에 알아봤다. 데뷔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도 그는 세상에 없던 '살인청부업'이 직업인 주인공을 등장시킨다. 고전이나 다름 없는 '아랑'이야기를 '아랑은 왜'라는 현대적 소설로 덧칠할 때는 절정의 초고수를 만난 듯, 심장이 뛰었다.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의 김영하는 어느새 여행 고수로 둔갑해 있었다. 최근 알쓸신잡3에서 그가 언급한 곳은 피렌체. 가소롭도다. 어디, 10년차 내공의 여행전문 앞에서, 하며 본 필자가 그에게 스윽 다가서자, 그는 옆으로 한걸음 물러나더니 슬며시 '탄지신공', 손가락으로 한방에 필자를 튕겨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