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 김인구] 톱스타 김혜수와 교제 중이어서 더욱 화제인 배우 유해진(40)이 영화 '죽이고 싶은'(조원희·김상화 감독)의 인터뷰 자리를 통해 열애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동안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혜수 측이 열애설 초반 소속사를 통해서나마 곧바로 시인한데 비해 그의 입은 무거웠다. 그러나 이번엔 미소까지 지으며 당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울러 '사랑하는 연인은 닮는다'는 속설을 입증하듯 미술에 대해 김혜수 못지 않은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벌써 2회나 전시회에 작품 출품

교제를 시인하는 유해진의 표현은 간결하지만 분명했다. "(김혜수와) 잘 지내고 있다" "결혼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단 두 마디였다. 기다림에 비해 너무 짧은 답변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더 이상 뭐라 말할 수 있겠나"라며 웃었다.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당분간 조용히 지켜봐달라는 의미였다.

대신 그는 열애설 당시 그에 대해 알려졌던 자신의 프로필 중에 몇가지 내용을 바로잡았다. 섬세한 성격이라고 알려진 대로 그는 그림과 조소 등 미술 전반에 관심이 높았다. 인터뷰를 하던 날도 마침 사진을 이용한 주먹 모양의 미술 작품을 화방에서 찾아온 참이었다. 그의 구기동 집을 드나들었던 매니저에 의하면, 그는 "인테리어에 대단한 심미안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작년과 재작년 등 이미 2회에 걸쳐 설치 미술 전시회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한 경험이 있다. 당시 고가에 구매 문의가 있었으나 판매하지 않았다.

반면, 글을 잘 쓰고 특히 시를 좋아한다고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글솜씨에 대해선 겸손했다.

▶섬세함이 승화된 영화 '죽이고 싶은'

이번에 찍은 '죽이고 싶은'은 일간스포츠 칼럼니스트 출신의 조원희 감독이 연출자로 데뷔한 블랙 코미디다.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사업에서 307편의 후보작 중 최종 당선작 10편안에 이름을 올린 경쟁력있는 작품이다.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의문의 두 환자 민호(천호진)와 상업(유해진)이 벌이는 신경전과 제한적인 난투극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둘 다 겨우 팔 하나 정도 쓸 수 있는 중병 환자들이지만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면서 극한의 대결을 펼친다. 제대로 몸도 가눌 수 없는데 액션을 해야한다는 아이러니 속에서 유해진의 섬세한 연기는 한층 빛을 발한다. 수면 중에 '젤리뽀'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먹는 것이나 능청스럽게 경상도 사투리를 뱉는 모습은 그날의 연기를 복기하는 철저한 분석주의자 유해진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열애설 보다는 작품 속 유해진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고요. 관객들이 이번 영화를 보면서 정말 밝은 웃음을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러나 긍정적인 웃음이요. 그리고 끝으로 나무같은 넉넉함으로 다가왔던 천호진 선배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가 없었으면 저도 없었을테니까요."

'죽이고 싶은'은 26일 개봉해 저예산영화치곤 적지않은 관객을 동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