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해야 할 명절에 오히려 속이 타들어 가는 저소득층 노인들이 있습니다.
생계 때문에 택배 일을 구하려다 도리어 수백만 원을 물어내야 할 처지에 놓인 건데요.
비슷한 피해가 한두 건이 아니라고 합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일감이 뚝 끊겨 세 식구 생계가 막막해진 65살 이 노인은 애가 탔습니다.
[택배 취업피해 노인/음성변조 :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30만 원씩 나가고 있는데. 아무 거라도 해야겠다..."]
그러다 월 400~500만 원 수입의 택배일을 알선해 준다는 인터넷 광고를 보고 곧바로 찾아갔습니다.
["면담을 하는데 5kg 미만이다, 하루에 70개~150개 정도. 할 수 있을 체력이 될 것 같아서."]
그런데 조건이 붙었습니다.
개인 트럭이 있어야 한다며 차는 물론 대출도 알아봐줄 테니 서류에 서명하라고 했습니다.
["뭔가 서류를 계속 들이밀면서 여기 사인해야 된다, 저기 사인해야 된다. 읽어볼 시간적 여유조차 없고. (계약서 사본도 안 받아 오신 거예요?) 그렇죠."]
그렇게 1,500만 원짜리 중고트럭을 사게 됐고, 차는 그 날로 배달됐습니다.
그런데 이튿날 만난 택배업체 소장은 대뜸 견딜 수 있겠냐부터 물었습니다.
[택배 취업 피해 노인/음성변조 : "양파, 감자 200개나 250개, 5kg 미만짜리는 거의 없다는... 4~5층짜리 계단을 100회 이상 오르내려야 되는데, 피해는 내가 다 책임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겠다 싶어 트럭을 도로 가져가라고 했더니 위약금 4백만 원을 물어내라고 했습니다.
일자리는커녕 생돈만 날릴 판.
금융감독원 등에 호소해봤지만 본인이 동의한 계약이라 뾰족한 수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국민청원 게시판과 인터넷 카페 등에도 비슷한 피해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택배취업 피해자/음성변조 : "수수료 물고 (트럭) 반납했어요. (얼마나 물으셨어요?) 1천만 원이요."]
취재진이 만난 업계 관계자는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며 일자리를 미끼로 실제로는 차량 판매 수수료를 챙기는 게 영업 수법이라고 말합니다.
[물류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허위과장광고가 1차, 유혹을 해가지고 차량을 구입하게끔. (계약 한 건당) 수수료를 많이 받게 되면 400이나 350만 원. 연세 드신 분들 같은 경우는 먹잇감으로 볼 수 있는 거죠."]
취재가 시작되자 금감원은 대출 관련 문제 등이 없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