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비하인드 콘텐츠 '유희열 없는 스케치북' 제작진이 브레이브걸스의 인터뷰 영상 관련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영상 화면 캡처 |
트렌드 못 미치는 '시대착오적 발상' 논란
[더팩트|원세나 기자] # 장면 1. 오랜 시간 무명 시절을 끝내고 이제 막 다시 비상한 걸그룹 멤버들에 던져진 질문이다. "곧 30이신데 본인이 아줌마라고 생각하시나요?". 멤버들은 잠시 당황하다 이내 단호하게 대답한다.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청춘입니다. 아직은!" 그리고 덧붙인다. "아줌마면 또 어때요? 아줌마가 어때서. 아줌마도 청춘이야!". 지난 18일 '유희열 없는 스케치북'(이하 '유없스') 제작진이 브레이브걸스의 인터뷰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유없스'는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제작진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는 프로그램의 비하인드 콘텐츠다. 공개된 영상에는 브레이브걸스 멤버들이 네티즌들에게 받은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이 담겼고, 이 과정에서 무례하고 구시대적인 질문을 그대로 전달하고 편집 없이 내용을 공개한 제작진의 안일함에 대한 비판과 항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뭇매를 맞은 제작진은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지난 19일 "브레이브걸스 비하인드 콘텐츠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제작진의 미숙함으로 불편한 질문이 포함된 채 제작 및 업로드됐다.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제작되는 유튜브 콘텐츠가 불편함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하겠다"고 사과 입장문을 냈다. 이후 논란이 된 부분은 모두 삭제 조치됐다. | 유튜브 채널 '왜냐맨하우스'의 '우리는 오늘에서야 서로에 대해 알았습니다' 편에 출연한 방송인 김민아가 안일한 성 의식으로 다시 한번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유튜브 화면 캡처 |
# 장면 2. 이전에도 논란이 있었던 한 방송인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취미와 특기를 설명하며 특이한 동작을 취했다. 이 동작은 영화의 한 장면을 흉내 낸 것인데, 문제는 '청소년관람불가'인 영화 속에서도 수위가 가장 높은 장면으로 꼽힌다는 것이고 그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은 전체 관람가라는 점이다. 방송인 김민아가 지난 2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왜냐맨하우스'의 '우리는 오늘에서야 서로에 대해 알았습니다' 편에 출연해 자신의 특기를 설명하다 '19금 장면'을 흉내 냈다. 김민아는 "이건 말 안 해도 된다. 말을 못 하니까"라며 테이블 위에 무언가 여러 개 올려놓는 시늉을 했고, 이어 테이블 앞에 일어선 채 허리를 옆으로 흔드는 동작을 취했다. 이후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됐고 제작진은 '더러워서 모자이크 처리한다'는 자막을 삽입했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김민아가 영화 '내부자들' 속 국회의원 장필우(이경영 분)의 '19금 폭탄주 장면'을 따라 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영화 속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해도 보기 불편했으며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행동이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특히 김민아는 앞서 미성년자 성희롱 논란에 휩싸여 한차례 자숙했던 바 있어 자신의 성 의식을 심각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뼈아픈 지적도 쏟아졌다. 김민아는 이번 논란에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 밴드 데이식스(DAY6) 멤버 제이가 개인 방송 도중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비난 여론이 이어지자 결국 사과했다. /제이 SNS 캡처 |
# 장면 3. 인기 밴드의 한 멤버가 개인 방송 도중 게임을 진행하며 부적절한 단어를 언급하는가 하면 자신의 게임 캐릭터로 19금 제스처를 취하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질타가 이어지자 그는 '문화 차이'라고 분노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밴드 데이식스(DAY6) 멤버 제이가 지난 22일 지인과 함께 트위치 게임 방송을 진행하던 중 게임 내 재화를 얻기 위해 다른 캐릭터를 '슈가대디(Sugar Daddy)'라고 불러 빈축을 샀다. '슈가 대디'는 만남의 대가로 젊은 상대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미국 중년 남성을 일컫는 말로, 원조교제 남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이는 또 자신의 캐릭터로 상대 캐릭터에게 허리를 숙이는 모션을 취하기도 했다. 이는 유사 성행위를 하는 듯한 제스처로 비쳤고, 여기에 캐릭터에게 입혀진 옷을 벗는 행위도 있었다는 주장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논란 직후 제이는 "장난을 친 거다. 문화 차이일 수도 있지만 노코멘트하겠다. 해명할 게 없다"고 못 박았으나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자 23일 자신의 SNS에 "저의 행동으로 상처를 드린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고개 숙였다. 이 모든 일련의 사건들은 최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일어난 일이다. 연예인 또는 제작진이 문제를 일으키고 이를 지적하는 의견이 이어지면 논란이 커지면서 수많은 기사가 쏟아진다. 그렇게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면 공식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히고 마무리한다. 대동소이하게 흘러가는 비슷한 코스다. 하지만 단언컨대, 의식 변화에 대한 노력이 없다면 이런 일들은 앞으로도 종종 꾸준히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대중의 의식 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성장한다. 그런데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시대적 흐름을 주도해야 할 이들이 오히려 그 흐름에 뒤처지는 느낌이다. 수많은 대중이 소비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제작진, 그리고 콘텐츠의 중심에 서 있는 연예인 모두가 현재 자신의 시대적 가치관을 한 번쯤 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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