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모든 것이 다 내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시나리오 속 글에 공감했다.”
배우 이성민(54)이 6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머리로 이해하고, 완전히 해탈의 경지까지 이른 진수 캐릭터에 마음이 와 닿았다”라며 영화 ‘제8일의 밤’의 매력을 이같이 말했다.
이성민이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 제작 곰픽쳐스 고고스튜디오)으로 컴백했다. 지난해 1월 선보인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그는 이외에도 ‘리멤버’(감독 이일형), ‘핸섬 가이즈’(감독 남동협), ‘대외비: 권력의 탄생’(감독 이원태), ‘기적’(감독 이장훈) 등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농사 지어 놓은 작품들이 많은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아쉽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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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일의 밤’은 2019년 촬영을 마치고 지난해 극장 개봉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일정을 미루다가 7월 2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하게 됐다.
이 영화는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그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린다. 이성민은 전직 스님 진수 역을 맡았다.
“영화(의 완성도)는 만족한다. 감독님이 어떠실지 모르겠다”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날, 아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문자를 많이 받았다더라. 극장 개봉과 달리 낯설고 새로운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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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극장에서 개봉했다면 찾아가서 보고, 반응이 어떤지 찾아 볼 텐데 이번엔 문자 몇 개 받아서 어떤지 잘 모르겠다.(웃음) 원래 리뷰를 잘 찾아보지 않는 편이다.”
‘제8일의 밤’이 이성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평소 관심사와 맞닿아 있었기 때문.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금강경(반야경전)이 써있었다. 관심이 있었던 생각들이 금강경 속 구절과 맞닿아 있어 반가웠다. 그런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거 같다. 그래서 감독님을 빨리 만나보고 싶었다”고 출연이 성사된 과정을 들려줬다.
이날 이성민은 “제가 촬영 전 입자물리학, 양자 역학에 관심이 있었다. 이게 불교의 세계관과 비슷한 지점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만약 그런 것을 볼 초능력자가 있다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싶었던 거다. 물론 제가 그런 세상을 체험해 보지 않아서 연기로 어떻게 표현할지 걱정은 됐다. 모르는 상태에 연기하는 게 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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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및 연출을 맡은 김태형 감독은 철학책, 각종 다큐멘터리, 인문학 강의 등 철저한 자료 조사를 거치며 시나리오를 완성해나갔다고. “감독님이 이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약 100권의 책을 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감독님과 만나서 영화 얘기는 거의 안 했고, 서로의 관심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관객들이 이런 장르에 익숙해져 있는데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해야되나 싶었다. 하지만 불교가 베이스인 점, 스님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타작품들과 달리 새롭게 다가갈 수 있겠다 싶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덕분인지, 아시아 불교국가에서 많은 관심을 갖는다고 하더라”고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지옥문을 열기 위해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붉은 눈’과 절대 와서는 안 될 제8일의 밤을 막기 위해 진수(이성민 분)와 청석(남다름 분)이 사투를 벌인다.
이날 이성민은 “이야기 구조가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그래서 저도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님에게 많은 질문을 했었다. 대신 조금 더 들여다 보면, 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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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이 진짜일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의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인지하는 진수 캐릭터를 흥미진진하게 느꼈다. 저는 무서운 영화는 못 보는데, 이 영화가 오컬트라기보다 드라마로 느껴졌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보시면 무섭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진수의 의상에 포인트를 뒀다”는 그는 “진수와 청석이 여정을 나서면서 달라져야 하는데, 저는 승복을 입을지 평상복을 입을지 고민을 했다. 감독님과 상의를 해서 의상 설정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과거 장면이 나올 때 짧은 몽타주 신이 많다. 영화에서도 그렇게 묘사돼 있고…진수의 감정이나 심리, 번뇌와 번민이 가득 찬 눈빛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저는 머리를 빡빡 깎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순 없었다. 스님을 만나 자문을 구했는데 저희 영화에는 조계사 스님이 도움을 주셨다.”
이성민은 ‘넷플릭스 공개’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돼 반갑다면서 “배우들 모두가 그럴 텐데 작품 개봉을 앞두고 실수하지 않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게 배우들의 근원적 고민”이라며 “그게 배우로서 숙명이기 때문에 저는 잘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평가에 대해)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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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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