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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갑자기 적게 먹는 건 장수에 도움 안 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등 독일·영국 과학자들 공동 논문
포만감을 주는 '다이어트 밥그릇'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제공]
음식 섭취를 줄이면 노년의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문제는 몇살 때부터 섭식 습관을 바꿔야 하느냐는 것이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주도한 동물 실험에서 이런 궁금증을 달래줄 만한 답이 나왔다. 노년기에 들기 훨씬 전부터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그런 습관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스 플랑크 노화 생물학 연구소가 이끈 이번 연구엔 독일 쾰른대, 영국의 케임브리지대 바브라함 연구소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등의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관련 논문을 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최근 발표했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논문 개요(링크) 등에 따르면 이 연구의 초점은, 노년에 건강해지려면 언제부터 먹는 걸 줄여야 하는지, 그리고 단기간에 먹는 걸 줄이기만 해도 효과가 있는지 등을 규명하는 데 맞춰졌다.
과학자들은 어린 생쥐와 늙은 생쥐 두 그룹으로 나눠 다이어트 사료를 먹이면서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성체로 자란 뒤 먹이를 40% 줄인 생쥐는, 계속 양껏 먹은 생쥐보다 노년기에 더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 먹는 걸 줄인 생쥐에겐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을 보강해 영양 부족을 예방했다.
그러나 늙은 다음에 덜 먹기 시작한 생쥐에, 먹이를 줄여서 공급한 경우엔 수명이 길어지는 효과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미미했다.
아울러 한동안 먹는 양을 줄였다가 다시 양껏 먹은 생쥐도 장기적인 노화 방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론은, 늙어서 건강 증진과 수명 연장 효과를 보려면, 성체가 됐을 때부터 먹이를 줄이기 시작해 죽을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스 플랑크 노화 생물학 연구소의 린다 파트리지 소장은 "건강에 이로운 행동은 젊을 때 시작해야 하며, 나이가 들어 섭식 패턴을 바꾸면 일찍 시작하는 것만큼 좋을 수 없다"라면서 "노년의 건강은 평생 공을 들여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늙은 생쥐가 먹는 걸 줄여도, 이렇게 건강 증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지방 조직의 '기억 효과'에 있었다.
줄곧 많이 먹던 생쥐가 늙어서 먹는 걸 줄이면, 간(肝)의 유전자 활동은 신속히 이에 적응했다. 하지만, 생쥐의 지방 조직에 생긴 '기억 효과(memory effect)'는 지워지지 않았다.
실제로 먹이를 줄여 생쥐의 체중이 줄어도 지방 조직의 유전자 활동은, 계속 양껏 먹은 생쥐의 그것과 비슷했다. 게다가 늙은 생쥐의 지방 구성은, 먹이를 줄인다 해도 젊은 생쥐만큼 달라지지 않았다.
이 '기억 효과'는 주로, 세포의 에너지 공장이자 노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에 타격을 가했다.
대개 먹는 걸 줄이면 지방 조직에 미토콘드리아가 더 많이 생성되는데, 늙은 생쥐는 먹는 걸 줄여도 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렇게 유전자와 물질대사 수위를 바꾸는 능력을 상실하면 수명 단축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바브라함 연구소의 마이클 웨이크럼 소장은 "지질 대사와 대사 경로에 관한 데이터를, 나이와 섭식 패턴이 서로 다른 생쥐의 특정 조직별 유전자 발현의 이해와 통합하는 실험 능력 덕분에, 건강한 노화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영양 기억(nutritional memory)'의 중요성을 분명히 입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자료출저 :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