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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역사 swwet | 2020.03.21 | 조회 478 | 추천 1 댓글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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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우리의 음식 비빔밥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저녁을 비빔밥을 먹다보니 올려 봅니다.비빔밥섞고 비비는 한국적 요리미학 우리 음식 가운데 기내식으로 처음으로 등장한 음식은 아마도 비빔밥일 겁니다. 비빔밥은 우리 국내 항공사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외국 항공사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빔밥이 외국에서도 인기가 좋은 것입니다. 마이클 잭슨이 비빔밥을 좋아했다는 것은 아주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 덕에 비빔밥이 세계에 많이 알려졌지요. 그런가 하면 일본인들은 ‘비빈바’로 읽으면서 이 음식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빔밥에 대해 보려는데 이와 더불어 이 음식에 나타나는 한국 음식의 원리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비빔밥을 보면 한국인들은 섞는 것을 유달리 좋아하는 것 같지요? 전 세계에 한국인들처럼 이렇게 섞어서 비비고 끓이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 음식처럼 찌개나 탕, 전골 등 여러 가지를 섞어서 끓이는 음식이 발달한 음식도 없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섞는 음식 가운데 대표격에 해당하는 것이 비빔밥입니다. 이러한 비빔밥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 음식의 진정한 특징이 무엇인지 아는 한국인들 많지 않습니다. 비빔밥은 원래 골동반(骨同飯, 혹은 骨董飯) 혹은 화반(花飯)이라 불렸는데 골동반의 경우 한자는 ‘어지럽게 섞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빔밥은 그리 오래된 음식은 아닙니다. 비빔밥이 처음으로 등장한 문헌은 1800년대 말엽에 간행된 [시의전서]라는 조리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지럽게 섞는다’는 것은 잘 지은 밥에 몸에 좋은 온갖 채소와 약간의 소고기, 그리고 여기에 고추장이나 간장을 넣어 섞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이렇게 섞기 전의 비빔밥을 보면 어떻습니까?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지방마다 다릅니다마는 우리가 주위에서 흔하게 접하는 비빔밥에는 대체로 비슷한 재료가 들어갑니다. 즉 콩나물(혹은 숙주)이나 도라지, 고사리 같은 나물과 양념해 잘 볶은 소고기(혹은 육회), 야들야들한 청포묵이 어우러지고 거기에 달걀이 얹히는 것이 그것입니다. 사실 비빔밥은 이보다 더 화려한데 그 때문에 백화요란(百花燎亂), 즉 ‘온갖 꽃이 불타오르듯이 찬란하게 핀다’고 표현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비빔밥을 화반, 즉 ‘꽃밥’이라고 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이 비빔밥이 각광을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우선 재료들의 구성에 있습니다. 음식학자들은 보통 가장 좋은 건강식을 말할 때 채소와 고기의 비율이 8대2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비빔밥은 채소가 조금 많지만 이 비율에 근접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아니 채소가 적정 비율보다 많이 들어 있으니 더 훌륭한 건강식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비빔밥은 예서 끝나면 안 되지요. 가장 중요한 순서가 남았습니다. 고추장을 넣고 비비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빔밥입니다. 여기에서 비빔밥 맛의 비밀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비빔밥은 두 가지 맛이 제대로 나야 최고의 비빔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아무리 여러 가지 재료를 넣었더라도 이 재료들이 자신의 맛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만일 각 재료들이 맛을 잃는다면 비빔밥 안에 들어갈 의미가 없겠죠. 각 재료들은 고추장과 잘 섞여 자신만이 갖고 있는 맛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비빔밥은 이 다양한 재료들이 섞여 새로운 상위의 맛을 내야 합니다. 이 새로운 맛을 내기 위해 고추장 같은 소스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때 고추장(혹은 간장)은 각 재료들을 엮어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촉매에는 참기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어떻든 비빔밥은 바로 이 두 맛, 즉 각 재료들의 고유한 맛과 그것이 합쳐져 나오는 상위의 맛이 제대로 나야 진짜 비빔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비빔밥을 많이 먹어보지 못해서 그런지 시중에서 아직 이런 비빔밥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비빔밥이라는 음식이그냥 아무 거나 넣고 별 생각 없이 비벼 먹는음식이 아니라 이와 같이 매우 섬세한 음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여러 재료를 섞어 새로운 맛을 내는 것은 앞에서 본 찌개나 탕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음식들도 끓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맛이 나오지 않습니까? 한국인들이 이렇게 여러 가지를 뒤섞어서 하나로 만드는 것을 잘 하니까 어떤 학자는 ‘한국 문화는 보따리 문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비빔밥은 섞음의 미학을 가장 잘 구현한 음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비빔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파격의 미학을 실현시켰다는 것입니다. 비빔밥이 처음에 나오면 어떻다고 했습니까? 꽃이 만발한 것처럼 예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이렇게 예쁜 것은 잠깐이고 여기에 고추장을 넣고 마구 비벼대지요? 그래서 그 아름답던 것이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질서를 단번에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한국인들의 강한 야성과 역동성을 봅니다. 세상에 음식을 이렇게 먹는 민족은 다시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일전에 중국 교수와 같이 비빔밥을 먹었는데 그는 결국 비비지 못하고 그냥 밥과 재료들을 따로 먹더군요. 도저히 비빌 수가 없다고 실토를 했습니다. 회덮밥도 마찬가지입니다. 회는 원래 일본 사람들처럼 아주 정갈하게 썰어서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것 아닙니까? 이런 것을 한국인들은 밥에 회를 듬성듬성 썰어놓고 채소를 듬뿍 넣은 다음 고추장을 풀어서 비벼서 먹지 않습니까? 이 음식을 처음 접한 일본인들은 섬뜩 놀랜다는데 먹어보면 맛있어 한다고 하더군요. 비빔밥은 그야말로 종류가 다양합니다. 지금은 전주비빔밥이 유명하지만 원래는 진주 같은 다른 도시의 비빔밥이 더 유명했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방마다 들어가는 재료가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어 거제 지방에서는 멍게를 넣는다고 하지요? 그 외에도 치즈비빔밥이나 낙지비빔밥 등 들어가는 재료들이 제한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안동의 헛제사밥일 겁니다. 이것도 비빔밥의 일종인데 제사를 지내고 남은 것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지요. 그리고 고추장이 아니라 간장을 넣습니다. 여기에 간간이 찐 조기나 도미, 상어고기 등을 곁들여 먹기도 합니다. 따라서 맛도 물론 좋지만 독특합니다. 그러나 이 음식은 이런 것보다 후손들이 조상들과 같이 먹는다는 신인공식(神人共食)이라는 데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후손들이 비벼서 같이 먹었다니까 후손들의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는 음식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비빔밥은 그저 하나의 음식에 불과하지만 뜯어보면 이렇게 우리 문화 코드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다른 음식, 아니 더 나아가서 다른 전통물도 이런 눈으로 보면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렁탕 같은 음식도 고기의 모든 부위를 넣어 섞어 오래 끓임으로써 새로운 맛을 내는데, 비빔밥과 그 원리가 통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련기사'비빔밥 요리책' 세계로 세계로… | 한국일보 2009-09-09 [예종석의 오늘 점심] 화이부동의 참맛 비빔밥 | 한겨레 2010-06-01 발행일발행일 : 2010. 10. 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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