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바게트(baguette)는 밀가루, 물, 이스트, 소금만으로 만든 가늘고 길쭉한 몽둥이 모양의 프랑스 빵이다.
외국어 표기 | baguette de pain(프랑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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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지역 | 유럽 > 프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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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기원 | 프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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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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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밀가루, 물, 이스트, 소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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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게트의 정의
프랑스의 주식이라 할 수 있는 바게트바게트는 밀가루, 물, 이스트, 소금만으로 만든 가늘고 길쭉한 몽둥이 모양의 식감이 바삭바삭한 프랑스 빵이다.
바게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이자 주식이라 할 수 있다. 가늘고 길쭉한 몽둥이 모양에 겉은 파삭파삭하나 속은 부드럽고 폭신한 것이 특징이다. 정확한 유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늘고 긴 모양의 빵을 지칭하는 말로 바게트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은 1920년대부터로 알려져 있다. 바게트는 프랑스 법에 의해 밀가루, 물, 이스트, 소금만을 사용해 만들도록 정해져 있으며, 반죽 표면에 칼로 사선 모양의 금을 나란히 그어 넣고 물을 뿌려 굽는다. 일반적으로 폭이 약 5~6cm, 길이는 약 65cm 정도이다. 바게트는 그대로 먹거나 버터나 잼을 발라 먹으며, 메인 요리에 곁들이거나 샌드위치를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한다. 매년 파리에서는 최고의 바게트를 가리는 대회가 열리고 있다.
바게트로 만든 샌드위치바게트는 그대로 먹거나 버터, 잼, 치즈를 발라 먹기도 하고, 메인 요리에 곁들이거나 샌드위치를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한다.
허브 버터를 바른 바게트바게트는 그대로 먹거나 버터나 잼을 발라 먹으며, 메인 요리에 곁들이거나 샌드위치를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한다.
2. 바게트의 어원
바게트(baguette)는 프랑스어로 “막대기나 몽둥이(wand or baton)”를 뜻한다. 가늘고 기다란 빵의 모양을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3. 바게트의 기원과 역사
바게트의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고 다만 몇 가지 설이 전해진다. 그 중 첫 번째 설은 나폴레옹과의 관련 설이다. 나폴레옹이 병사들을 위해 행군 시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걷기 편하도록 길쭉한 모양의 빵을 고안해 냈는데 이로부터 바게트가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두 번째는 오스트리아 기원설로, 오스트리아의 팽 비에누아(pain viennois)라는 빵에서 발전했다는 의견이다. 팽 비에누아는 바게트처럼 가늘고 길쭉하게 생겼으나 설탕을 넣어 달콤하고 우유를 넣어 식감이 더 부드럽다. 팽 비에누아는 1839년경(또는 1838년이라는 의견도 있다) 파리의 ‘리슐리외 가(街) 92번지(92 rue de Richelieu)’에 비엔나 풍의 제과점(Boulangerie Viennoise)을 연 오스트리아 출신 아우구스트 장(August Zang)이 자신의 제과점에서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파리에 소개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오늘날의 바게트로 발전했다는 설명이다. 아우구스트 장이 바게트를 만드는 데 필요한 스팀 오븐을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들여왔다는 사실이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해 준다.
세 번째로 제빵업자들의 근무 시간과의 관련 설이다. 1920년 10월, 프랑스에서는 제빵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노동법이 발효되었다. 당시 제빵사들은 ‘화이트 마이너(white miner, 검은 석탄가루 대신 하얀 밀가루를 뒤집어 쓴 광부)’로 비유될 정도로 과중한 밤샘 근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제빵사들이 밤샘 근무를 했던 것은 아침식사 시간에 맞추어 빵을 구워 내기 위해서였다.
노동법에 의해 근무 시간이 새벽 4시 이후로 변경되자 기존의 둥근 모양의 빵으로는 아침식사 시간에 맞출 수 없었다. 둥근 모양의 빵을 속까지 익히려면 새벽 4시 이전에 작업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제빵사들은 빵 굽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빵의 모양을 점점 가늘고 길쭉하게 만들게 되었고, 이에 따라 오늘날의 바게트가 탄생하였다는 설명이다.
어느 설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가늘고 긴 모양의 빵을 지칭하는 말로 바게트라는 말이 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부터였다고 한다. 1993년 프랑스에서는 제빵 산업을 보호하기 위하여 법으로 바게트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재료의 종류(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만을 사용)를 규정하고, 블랑제리(boulangerie, “베이커리”를 뜻하는 프랑스어)라는 이름도 즉석에서 반죽을 해 빵을 굽는 곳에서만 사용하도록 규제하였다.
프랑스에서 바게트의 하루 소비량은 1900년대 초 성인 1명당 평균 3개 이상에서, 1970년 1개, 그리고 최근에는 1/2개로 줄었다. 이는 바게트를 대신해 아침 식사에 시리얼, 티 타임에 비스킷, 주식이나 간식으로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프랑스인들의 98%는 매일 빵을 먹으며, 이 빵 소비량의 3/4은 바게트가 차지하고 있다.
4. 바게트의 종류
프랑스의 베이커리에서 바게트는 ‘금갈색으로 파삭하게 잘 구워진 상태’라는 의미의 ‘비앙 퀴트(bien cuite; well cooked)’나 ‘엷은 금빛으로 파삭한 식감이 살짝 덜한 상태’의 ‘파 트로 퀴트(pas trop cuite; baked less)’로 살 수 있다. 또한 모양에 따라서는 길이는 비슷하나 두께가 더 가는 ‘피셀(ficelle)’, 두께가 더 두꺼운 ‘플루트(flûte)’로도 구분할 수 있다.
5. 바게트 만드는 방법
우선 밀가루, 소금, 이스트, 물을 넣고 반죽을 만들어 치댄다. 반죽이 부드러워지면 서늘한 곳에서 반죽이 약 2~2.5배의 크기로 부풀 때까지 놓아 둔다. 반죽이 완전히 부풀면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바게트 특유의 길쭉한 모양이 되도록 자연스럽게 늘여 오븐 팬에 놓는다. 다시 반죽이 약 2배로 부풀 때까지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반죽이 다 부풀면 위 표면에 칼로 사선 방향의 금을 나란히 5개 그어 준다. 예열된 오븐을 열고 뜨거운 물 한 컵을 오븐의 맨 밑 칸의 팬에 붓는다.
이어서 반죽을 오븐에 넣고 뜨거운 물이 든 분무기로 오븐의 벽과 바닥에 물을 분사해 준다. 약 30초 후 다시 오븐을 열고 물을 분사해 주기를 3~4회 반복한다. 이후 약 25~30분 동안 굽는다. 바게트가 고르게 구워지도록 중간중간에 반죽을 뒤집어 준다. 바게트가 금갈색으로 다 구워지면 오븐에서 꺼내 약 30분간 식힌다. 잘 구워진 바게트는 톡톡 쳤을 때 속이 빈 가벼운 소리가 나고, 빵을 뜯을 때 크랙(crack)이 일며 부서지고, 고소한 견과류와 달콤한 건포도, 마른 살구의 향이 스쳐야 한다.
6. 바게트 먹는 방법
바게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이자 주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아침이면 갓 구운 바게트를 사 들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그대로 먹거나 버터, 잼, 치즈를 발라 먹기도 하고, 샌드위치를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샐러드, 수프, 메인 요리 등에 곁들이고 접시에 남은 소스나 수프의 국물을 찍어 먹기도 한다.
7. 오늘날의 변화
바게트의 가장 큰 특징은 크러스트(crust) 특유의 파삭한 식감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파리에서는 크러스트가 한결 부드러워진 바게트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고, 이러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대다수의 블랑제리에서도 굽는 시간을 단축시켜 덜 구워진(undercooked) 상태의 화이트 바게트(white baguette, 노릇노릇한 금갈색이 아닌 덜 구워져 하얀 반죽의 색깔 그대로인 바게트)를 팔고 있다고 한다.
1993년 프랑스에 바게트 관련법이 제정될 당시 굽는 시간에 대한 규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굽는 시간은 날씨와 습도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정확한 규정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바게트를 굽는 데 대략 20~25분이 걸리는 것으로 보나, 최근 블랑제리에서는 약 17분 정도만을 굽는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바뀐 이유는 간단하다. 적당히 구워져 파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바게트는 구운 후 바로 먹기에는 적당하나 쉽게 딱딱해져 두고 먹기에는 좋지 않고, 씹기 힘들며, 먹는 도중 입천장이 까지곤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빵의 역사를 연구해 온 미국 코넬 대학교의 스티븐 카플란(Steven Kaplan) 교수는 바게트 특유의 식감과 향미는 반죽을 굽는 마지막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이야르 효과(Maillard effect)에서 비롯되므로, 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화이트 바게트는 진정한 프랑스의 바게트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프랑스의 제빵사들 역시 굽는 시간이 적당해야 바게트의 파삭한 황금색 크러스트와 부드럽고 폭신한 뽀얀 속살과의 완벽한 조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덜 익은 밀가루 반죽은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쉽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1950년대 이래로 프랑스의 빵 소비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기호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 오늘날 프랑스의 제빵업계가 처한 현실이라 할 수 있다.
8. 파리의 바게트 그랑프리
프랑스 파리에서는 1994년부터 매년 파리 최고의 바게트를 뽑는 바게트 그랑프리(Grand Prix de la Baguette de la Ville de Paris)가 열린다. 이 대회의 심사위원단은 전문 제빵업자, 제빵 조합 관계자, 언론인과 전년도 대회 우승자들로 구성되며, 요리법(cooking), 맛(taste), 향(smell), 외관(appearance), 빵(bread)의 5가지 측면에서 바게트를 평가한다. 1993년 발효된 프랑스의 법이 정한 규정에 따라 생산된 전통 바게트(baguettes de tradition)에만 출품 자격이 주어진다.
잘 구워진 바게트의 속살은 크림색에 탄성이 있고, 크고 작은 불규칙한 크기의 무수한 공기 구멍이 나 있으며, 크러스트는 파삭해야 한다. 대회에 출품된 바게트들은 제빵사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심사를 받으며, 길이 55~70cm, 무게 250~300g의 심사 규격을 충족시키기 못하면 바로 탈락한다. 최종 우승한 제빵사는 상금과 함께 1년간 프랑스 대통령 관저 엘리제궁(Élysée Palace)에 빵을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2010년에는 르 그르니에 아 팽(Le Grenier à Pain)이, 2011년과 2012년에는 오 르뱅 당탕(Au Levain d’Antan)이, 2013년에는 오 파라디 뒤 구르망(Au Paradis du Gourmand)이 각각 우승을 차지하였다.
르 그르니에 아 팽(Le Grenier à Pain)의 모습매년 파리 최고의 바게트를 뽑는 바게트 그랑프리에서 2010년 우승한 르 그르니에 아 팽(Le Grenier à Pain)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