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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happykingdoom1004 | 2020.04.23 | 조회 490 | 추천 1 댓글 1

유리

암포라에서 광섬유까지

     유리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처음 사용된 후 세계 각지로 전파되었다. 기원전 1세기경에는 유리불기법이 발명되었고, 7세기경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등장했으며, 14세기에는 무라노 섬이 유리 가공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그 후 유리가 산업화의 단계로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유리를 사용하게 되었고, 유리병과 판유리를 만드는 공정도 자동화되었다. 20세기에는 안전유리, 내열유리, 광섬유 등과 같은 특수 유리가 개발되었다.




유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존재이다. 우리는 건축물의 창, 술이나 음료를 담는 병, 안경의 렌즈, 거리의 네온사인, 실험실의 비커 등에서 유리와 마주하게 된다. 더 나아가 유리는 카메라, 자동차, 텔레비전, 휴대폰 등을 만드는 데도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다.

가장 간단한 형태의 유리는 모래(규사), 석회(탄산칼슘), 소다(탄산나트륨)을 고온으로 녹인 후 급속히 냉각시켜 만든다. 유리는 주조, 압연, 용접 등을 통해 자유자재로 형태를 변형시킬 수 있으며, 기본 성분에 다른 화학물질을 첨가하여 색상이나 성질을 바꿀 수도 있다.

자동화된 공정으로 유리병을 생산하는 광경

자동화된 공정으로 유리병을 생산하는 광경

유리의 기원을 찾아서

1세기 로마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플리니우스는 ≪자연사(Histoire Naturalis)≫ 혹은 ≪박물지≫에서 유리의 기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어느 날 페니키아의 천연소다 무역상이 오늘의 이스라엘 영내를 흐르고 있는 베루스 강변에 이르렀다. 그는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솥을 받쳐놓을 돌을 찾았다. 끝내 마땅한 돌을 찾지 못해 가지고 있던 소다 덩어리 위에 솥을 얹어놓고 불을 지폈다. 가열된 소다 덩어리가 강변의 흰 모래와 혼합되자 투명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이 투명한 액체가 바로 유리였다는 것이다.

유리는 기원전 30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 사용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의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 유리 조각이나 유리 막대기가 발굴되었던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유리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다르 오마르의 점토판 문서이다. 다르 오마르는 기원전 18세기 말부터 17세기 초에 걸쳐 남부 바빌로니아를 지배한 왕이다. 그의 문서에는 투명한 유리가루에 다양한 물질을 섞어 채색 유약인 연유()를 제조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그것은 당시의 유리 제조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가늠케 한다.

메소포타미아가 아니라 이집트에 주목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19세기의 저명한 고고학자인 피트리(Flinders Petrie)는 기원전 3500년경에 이집트에서 유리가 처음 사용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학적인 성분분석의 결과, 제18왕조(기원전 1552~1306년) 이전에는 유리가 생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집트의 경우에는 기원전 5세기경부터 유리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으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기원전 323~30년) 때에는 세계 최대의 유리 생산지로 부상했다. 당시의 유명한 유물로는 유리 암포라(glass amphora)를 들 수 있는데, 그것은 용융된 유리 속에 모래나 진흙으로 만든 모형을 담근 후 유리가 식어 굳어지면 모형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기의 유리 암포라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기의 유리 암포라몸통이 불룩 나온 긴 항아리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시작된 유리는 세계 각지로 전파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는 유리의 중심 지역이 차츰 이동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는 로마와 중국이 유리의 중심지였다. 이어 이슬람과 영국에서 유리 제조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14세기에는 이탈리아의 무라노 섬이 유리 가공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그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으로는 로마 유리(Roman glass)와 무라노 유리(Murano glass)를 들 수 있다.

유리의 메카가 된 로마

기원전 1세기경 로마에서는 ‘유리불기(glass blowing) 법’이 발명되었다. 그것은 철 파이프의 앞 끝에 유리를 말아 올려 둥글게 한 후 반대편 끝에서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어 유리를 풍선처럼 부풀리는 방법이었다. 로마 시대의 기술자들은 이 방법을 활용하여 보다 많은 양의 유리를 수월하게 생산할 수 있었고, 꽃병, 접시, 물병, 술잔 등 다양한 유리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덕분에 당시의 고위층 인사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포도주를 유리잔에 담아 마실 수 있었다.

4세기 로마에서 유리로 만들어진 새장 모양의 컵(cage cup)

4세기 로마에서 유리로 만들어진 새장 모양의 컵(cage cup)

4세기경 로마의 시인인 단테우스는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고 한다. “우리는 창유리를 통해 보고자하네. 눈으로 물건들을 식별할 수 있다네.” 이 시는 로마 시대에 창유리가 상당히 보급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근거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창유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없었으며 일부 교회나 저택에서만 사용되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이다.

로마 시대의 판유리는 유리불기 법으로 만든 유리를 잘라서 돌림판 위에 올려놓은 후 원심력을 활용하여 평평하게 만든 것이었다.

이러한 방법은 ‘크라운 법’으로 불렸는데, 그것은 가공 중인 유리의 형태가 왕관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크라운 법으로 제작된 판유리는 원형이었고 원기둥 모양의 요철도 있었다. 게다가 판유리를 사각형의 창유리로 만들려면 네 개의 가장자리를 잘라내야 했다. 따라서 크라운 법으로 창유리를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무라노 섬과 크리스탈의 탄생

중세 유럽에서 유행한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도 고육지책의 산물이었다. 커다란 판유리를 제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작은 유리 조각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이어 붙였던 것이다. 초기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무색의 투명한 유리를 사용했으며, 7세기경에는 형형색색의 유리를 활용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등장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유럽 각지에서 널리 제작되었고, 지금도 오래된 성당이나 집에 남아 있다.

16세기에 제작된 스테인드글라스의 모습

16세기에 제작된 스테인드글라스의 모습

1204년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면서 비잔틴제국의 유리기술자들은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 정착했다. 그들은 뛰어난 솜씨로 베네치아 상인들이 세계 전역을 누비며 판매할 만한 사치스러운 유리 제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유리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제기되었다. 유리를 대량으로 생산하려면 섭씨 500도까지 열을 발산하는 용광로가 필요했는데, 당시만 해도 베네치아는 대부분 목조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에 1291년에 베네치아 정부는 유리기술자들을 육지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무라노 섬으로 이주시켰다.

14세기 초가 되자 무라노 섬은 ‘유리의 섬’으로 알려졌다. 무리노에서 제작된 화려하고 정교한 유리 제품은 신분을 상징하는 사치품이 되어 유럽 전역으로 팔려나갔다. 당시에 바로비에(Angelo Barovier)라는 유리기술자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산화칼륨과 망간이 풍부한 해초를 찾아냈다. 그 해초를 태워 재로 만든 뒤에 그것을 녹은 유리에 첨가하면 놀랍도록 투명한 유리가 되었다. 바로비에는 그 혼합물에다 오늘날 크리스탈의 어원이 된 ‘크리스탈로(cristallo)’이란 이름을 붙였다.

산업화의 국면에 진입한 유리

15세기 이후에 유리는 산업화의 단계로 접어들었고, 일반 사람들도 유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보급되면서 나타난 현상 중의 하나는 안경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시력이 나쁜 사람들이 각종 서적이나 잡지를 보기 위해 안경이 필요했던 것이다. 구텐베르크의 발명 이후 100년이 지나지 않아 수천 명의 안경제작자들이 유럽 전역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어 17세기에는 망원경과 현미경이 등장하는 것을 배경으로 유리의 용도가 더욱 확장되었다. 인류가 자연적 시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상을 볼 수 있게 된 것도 유리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성직자가 안경을 사용하여 독서를 하는 모습(1466년)

한 성직자가 안경을 사용하여 독서를 하는 모습(1466년)

루이 14세 시절에는 베르사유 궁전에 당시의 대형거울 400개를 활용하여 너비 10m, 길이 75m에 달하는 거울의 방(La galerie des glaces)이 만들어졌다. 거울의 방은 주로 왕족의 결혼식을 열거나 외국 사신을 접견할 때 사용되었다.

1851년에는 런던에서 세계 최초의 만국박람회가 개최되면서 수정궁(Crystal Palace)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수정궁은 철과 유리로 된 거대한 온실풍의 건축물로서 전체 길이는 개최년도를 감안해 1,851피트(약 564미터)로 정해졌다.

수정궁

수정궁유리를 주재료로 사용한 세계 최초의 대형 건축물

유리의 산업화와 함께 기술혁신도 가속화되었다. 19세기에 들어서는 유리병 제조공정을 자동화하는 작업이 모색되었으며, 1898년에 미국의 오언스(Michael Owens)는 유리병을 자동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계를 선보였다. 이를 활용하면 용융된 유리를 흡입하여 정확한 양만큼 회전하는 주형에 이동시킬 수 있었고, 1시간 당 2,500여 개의 유리병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어 1957년에는 영국의 필킹턴 경(Sir Alastair Pilkington)이 플로트 공법(float process)으로 특허를 받음으로써 본격적인 판유리의 시대를 열었다. 용융된 주석의 표면에 용융된 유리를 붓는 방식을 통해 요철이 없도록 했기 때문에 판유리를 만든 후 다시 갈고 닦아서 표면을 매끄럽게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특수 유리의 등장

20세기에는 안전유리, 내열유리, 광섬유 등과 같은 특수한 용도의 유리도 등장했다. 안전유리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에 투명한 플라스틱판을 끼워 넣어 만든다. 프랑스의 베네딕투스(Edouard Benedictus)는 1904년에 나이트로셀룰로스의 성질을 연구하던 중에 우연히 안전유리에 착안했으며, 1909년에 특허를 받은 후 ‘트리플렉스(triplex)’라는 안전유리를 생산했다. 안전유리는 1920년대에 들어와 자동차를 매개로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오늘날에는 차가 충돌했을 때 찌그러지도록 열처리된 판유리가 사용되고 있다.

안전유리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원형의 거미줄 패턴이 나타난다

안전유리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원형의 거미줄 패턴이 나타난다

내열유리의 개발은 19세기 말부터 시도되었으며, 20세기 초에 코닝 글라스 워크스(Corning Glass Works)에 의해 일단락되었다. 코닝의 연구진은 1908년에 산화붕소를 10~15% 첨가하면 유리의 열팽창률이 크게 낮아진다는 점을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1915년에 ‘파이렉스(pyrex)’라는 내열유리를 내놓았다. 파이넥스는 물러지는 온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화학약품에 대한 저항력도 강하기 때문에 주방용품이나 실험도구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광섬유는 유리섬유와 레이저가 결합된 결과에 해당한다. 1954년에 인도 출신의 케이퍼니(Narinder Kapany)는 유리섬유를 통해 빛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발표했으며, 1965년에 중국 출신의 카오(Charles Kao)는 유리섬유 안의 불순물을 제거하면 신호 감쇠 현상이 줄어든다는 점을 알아냈다.

광섬유가 상업화되는 데에는 코닝과 벨연구소의 역할이 컸다. 1970년에 코닝의 연구진은 맑은 유리에서 매우 투명한 섬유를 뽑아냈고, 벨연구소의 과학자들은 그러한 유리섬유에 레이저광선을 쏘았던 것이다. 이후에 광섬유는 원격통신에 널리 사용되었으며, 오늘날 전 지구를 망라하는 인터넷망도 광섬유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참고문헌

관련이미지 6

경주 유리 용융 가마터 세부

경주 유리 용융 가마터 세부경주에 위치한 삼국시대 유리 용융 가마터의 세부모습이다. 1990년 이전 촬영.

이미지 갤러리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네이버 지식백과]유리 - 암포라에서 광섬유까지 (세상을 바꾼 발명과 혁신, 송성수, 생각의힘)


 유리의 역사가 엄청길죠. 집에 다양한 유리 제품이 많잖아요. 그래서 한번 알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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