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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에 쓴 아내의 일기
정석 | 2011.04.22 | 조회 19,359 | 추천 8 댓글 0

어제밤에 쓴 아내의 일기





아는 친구의 남편이 바람피워 이혼하자

주변 사람들은 잘 생긴 남편을 둔 내게

걱정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열 여자 싫다는 남자 없다.

니 남편도 저쪽에서 죽자고 덤비는데

싫다 하겠냐. 한번쯤 의심해 봐야 돼."











그래서 의심해 보기로 했다.

참 이상하게 그동안 믿어왔는데

의심하기로 작정하고 지켜보니

모든 점이 의심스럽기 그지 없는 것이다.



그러던 차, 모두가 잠이 든 새벽 1시,

그 깊은 어둠속에 남편의 핸드폰이 울렸다.



"따다따 따다따~~따다따따 따다따~~~~"



자다 벌떡 일어나 전화를 받는 남편,

가만히 상대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더니

알았다고 끊는다.







얼핏 들리기로는 어린 여자 목소리 같았다.

남편은 잠시 고뇌와 번민에 찬 모습으로 갈등하더니,

부스럭거리며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는다.

그리고 자는 나를 한번 더 확인하더니,

살금살금 부시럭부시럭 바같으로 나갔다.











헉!! 설마설마 했더니,

내가 그렇게 믿어왔던 내 남편이...

이 밤중에 다른 사람 전화를 받고 나갔다...



오 마이 갓...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것인가,

순간적으로 머리 뽀개지게 고민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데

성인군자인척 할 필요가 어디 있나.

무조건 따라나가 한 대 갈기구 잡구 싸우는 거다.



그러나 만약 남편이 내가 아니라 그뇬 편을 들면 우짜지?

오만 생각을 하며 떨리는 가슴으로 앉아 있는데

남편이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급하게 나가느라 지갑을 안 들고 간 게다.

배신을 때린 바람난 저 인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초당 100바퀴로 머리 굴리다

벌떡 일어나 문 앞에 가서 있었다.



야구방망이 하나만 있었음 딱 좋겠구만~~...











문을 여는 순간,

"으악~"

하고 비명지르며 뒤로 나자빠지는 남편 아니 그 인간.

바람피우는 걸 상대방에게 들켰을 때보다

더 무서울 때가 어디 있겠는가?











"너는 현행범이야.

이제 무슨 변명을 해도 소용없어,

난 모든 걸 지켜봤어!"



뒤로 자빠진 그 인간앞에 서서 분노로 씩씩대는 나,

이건 그야말로 완벽한 미스테리물의 한 장면이었다.



"전화한 뇬이 누구얏!"









 

슬금슬금 다시 일어나던 남편이

분위기 장난 아님을 깨닫고 사실대로 분다.



"...옆...옆집...여학생..."



뭐? 옆집 여학생????

아니, 적이 그렇게 가까이 있었더란 말인가??



"그 나쁜뇬이 왜 전화한거얏!

이 밤중에 남의 남자한테! 왜!왜!..???"



남편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듯,

아니면 나를 포기하고 그 뇬을 택한 듯 잠잠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남편은

놀라고 당황하던 조금 전의 모습과 달리

되려 당당해진 모습으로 침대로 갔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던지는 말.



.

.

.

.

.

.

.

.

.



"차 빼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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