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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훈
sicker2002 | 2019.10.17 | 조회 204 | 추천 0 댓글 0

月暈 월훈


             박용래


    첩첩 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래 둑,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다

리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

() 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지, 콩깍지처럼 후미진 외딴집,

딴집에도 불빛은 앉아 이슥토록 창문은 모과(木瓜)빛입니다.

기인 밤입니다. 외딴집 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출출한 나머

지 무를 깎기도 하고 고구마를 깎다, 문득 바람도 없는데

시나브로 풀려 풀려 내리는 짚단,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듣습

니다. 귀를 모으고 듣지요. 후루룩 후루룩 처마깃에 나래 묻

는 이름 모를 새, 새들의 온기(溫氣)를 생각합니다. 숨을 죽이고 생

각하지요.

참 오래오래, 노인의 자리맡에 밭은 기침소리도 없을 양이

면 벽 속에서 겨울 귀뚜라미는 울지요. 떼를 지어 웁니다,

이 무너지라고 웁니다.

​   어느덧 밖에는 눈발이라도 치는지, 펄펄 함박눈이라도 흩

날리는지, 창호지 문살에 돋는 월훈(月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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