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모종에서 시작해 한 포기 배추가 완성하기 위해 손등 갈라지는 노역의 시간 있었기에 어머니의 배추는 이 겨울 빛나는 어머니의 詩가 되었다 나는 한 편의 詩를 위해 등 굽도록 헌산한 적 없어 어머니 온몸으로 쓰신 저 푸르싱싱한 詩 앞에서 진초록 물이 든다 사람의 詩는 사람이 읽지 않은지 오래지만 자연의 詩는 자연의 친구가 읽고 간다 새벽이면 여치가 제일 먼저 달려와 읽고 사마귀가 뒤따라와서 읽는다 그 소식 듣고 종일 기어온 민 달팽이도 읽는 읽으면서 배부른 어머니의 詩 ♣ 정일근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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