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가까워질수록
산을 모르겠다.
네가 가까워질수록
너를 모르겠다.
멀리 있어야 산의 모습이 또렷하고
떠나고 나서야 네 모습이 또렷하니
어쩌란 말이냐, 이미 지나쳐 온 길인데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인데
벗은 줄 알았더니
지금까지 끌고 온 줄이야
산그늘이 깊듯
네가 남긴 그늘도 깊네
글/ 이정하